[Car스텔라] 한국GM “수입차스럽게” vs. 르노코리아 “한국차스럽게”

국민일보

[Car스텔라] 한국GM “수입차스럽게” vs. 르노코리아 “한국차스럽게”

입력 2023-03-22 16:22
한국GM이 22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행사장 모습. GM 본사가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시를 본떴다. 한국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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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은 22일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 차량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에 ‘한국지엠’이란 표현을 한 차례도 넣지 않았습니다. 대신 ‘GM 한국사업장’ ‘제너럴모터스’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 등으로 씁니다. 메일함을 뒤져보니 이런 변화는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개최한 20주년 기념식 이후부터 시작합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한국차’ 이미지를 지우려고 한다”는 얘기가 공공연합니다. 심지어 이날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행사 공간을 GM 본사가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시를 본떠 꾸몄습니다. 지난달에 픽업·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GMC를 론칭했는데, 한국GM은 이로써 쉐보레·캐딜락·GMC의 라인업을 구축하며 ‘아메리칸 정통’이라는 ‘미국차’ 이미지가 강화됐습니다.

르노코리아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원래 명칭은 ‘르노삼성자동차’였는데 지난해 ‘르노코리아자동차’로 변경했습니다. 삼성과의 상표 사용계약이 만료되면서 새 이름을 써야했는데 그 자리에 ‘코리아’를 넣은 겁니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시장에 뿌리를 둔 완성차 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공고히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의 완성차 브랜드는 현대자동차, 기아, 르노코리아, 쌍용자동차, 한국지엠 등 5개입니다. 현대차와 기아의 독주 체제는 갈수록 공고해지고, 쌍용차는 신차 ‘토레스’ 돌풍으로 지난해 4분기에 24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해 한국에서 팔린 신차 중 수입차 비율은 18.5%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반면 한국지엠의 한국 시장 판매량은 2018년 9만3317대에서 지난해 3만7239대로 추락했습니다. 르노코리아 역시 같은 기간 9만369대에서 5만2621대로 감소했습니다. 두 회사의 판매량이 합쳐도 10만대를 넘기지 못한 건 1990년대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라고 합니다. 현대차그룹과 수입차 업체 사이에 끼어 애매한 위치에 놓인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가 서로 정반대였던 겁니다.

그러나 두 회사가 다시 도약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결국 ‘상품’입니다. 내세울만한 신차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겠죠.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는 내수시장보다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신차를 출시하지 않는 이상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달에 한국지엠은 신형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르노코리아는 신형 QM6를 내놓았는데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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