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교수 73명 “이런 한일 정상화, 누굴 위한 건가”

국민일보

고려대 교수 73명 “이런 한일 정상화, 누굴 위한 건가”

“강제 징용 ‘제 3자 변제’ 철회하라” 촉구 성명
고려대생 “이름 올린 교수님들, 존경하고 감사하다”

입력 2023-03-22 16:55
고려대학교 관계자가 22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박준구 세미나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배상안 반대 고려대 교수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게시판에 성명서를 붙이고 있다. 뉴시스

고려대학교 교수들이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으로 내놓은 ‘제3자 변제’를 철회하라고 22일 정부에 촉구했다.

허은 한국사학과 교수 등 73명은 이날 오후 고려대 문과대학 박준구세미나실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방안은 강제동원 피해자인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방기한 조치”라며 “철회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에는 문과대·정경대·사범대 등 여러 소속의 교수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을 들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제 가해 기업에 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한 대법원의 판결로 (대한민국은) 민주국가의 기본 원칙을 확인했다”며 “윤 정부의 방안은 이러한 판결을 무효화하고 3권분립의 원칙을 무너뜨리는 반헌법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허은 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교수가 22일 오후 고려대학교 박준구 세미나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강제동원 배상안 반대 고려대 교수 성명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이어 “국민은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 판결에 대해 경제 보복 조치로 맞선 행태에 분노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일본의 가해 기업에 면죄부를 주는 방안을 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가해 기업에 면죄부까지 주면서 추진하는 한일 관계의 ‘정상화’란 대체 무엇이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물었다.

성명 낭독 뒤 허은 교수는 “(우리는)누구보다도 일본 학계와 시민과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왔던 한국의 역사학자들”이라면서 이번 성명이 ‘반일(反日)’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22일 오후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교수들이 발표한 성명에 대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이름 올리신 교수님들 모두 존경하고, 감사하다"고 적어 이날 오후까지 172명이 공감했다. 고려대 에브리타임 캡처

교수들의 성명서는 이날 고려대학교 정경대 후문 게시판에도 게시돼 학생들로부터도 큰 관심을 받았다.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이름 올려주신 교수님들 모두 존경하고 감사하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이날 오후까지 170여개의 공감을 받았다. 한 댓글 작성자는 “교수님들이 이렇게 나섰는데 그 분들 아래서 수학하는 우리들이 잠잠한 것도 부끄러운 일인 것 같다”며 지지했다.

고려대 3학년생인 A씨도 이 성명서를 봤다면서 “우리 학과 교수님들 이름도 많이 올라와서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영은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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