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9년만에 ‘0’… 4월 아파트 입주물량 씨가 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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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9년만에 ‘0’… 4월 아파트 입주물량 씨가 말랐다

입력 2023-03-27 18:22
지난 22일 오후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연합뉴스

다음 달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제로(0)다. 2014년 7월 이후 104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국으로 따져도 1만9065세대로 올해 들어 입주 물량이 가장 적다.

27일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다음 달 아파트 입주 물량은 수도권 1만769세대(경기 8341세대, 인천 2428세대), 지방 8296세대로 집계됐다. 이번 달보다 약 3% 줄었다. 서울에서는 입주하는 아파트가 한 곳도 없다. 부산·강원·충남·충북·세종 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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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물량이 말라버린 건 집값 하락 우려와 고금리 등으로 인해 분양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청약 미달이 속출했고 청약에 당첨돼도 미계약 물량이 넘쳤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아파트는 6만8107세대로 정부가 ‘위험수위’라고 판단하는 6만2000세대를 넘어섰다. 특히 지방의 새 아파트 입주율은 더 저조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월 지방 광역시의 새 아파트 입주율은 전달보다 3.8%~5.2%포인트 하락했다. 주택거래가 실종되면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팔지 못한 것(44.4%)이 입주 지연의 가장 큰 원인이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준공 후 미입주가 늘면 악성 미분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분양 공포’를 느낀 건설사들이 아파트 단지의 공급 속도를 조절한다는 얘기도 공공연하게 나왔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부동산 호황기인 2~3년 전 공사를 시작한 아파트가 많지만 미분양 우려로 제때 내놓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이자 부담 등 비용 문제로 마냥 늦출 수도 없어 건설업계에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의 한 부동산에 부동산 매물 가격이 적혀 있다. 연합뉴스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 사업이 지지부진했던 것에서 원인을 찾는 시각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올해 입주물량의 56%가 정비 사업에 의한 공급일 정도로 의존율이 높다. 그러나 2~3년 전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과 안전진단 등으로 여러 정비 사업이 미뤄지면서 물량이 부족해졌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과 중대재해법이 촉발한 공사 기간 지연이 영향을 끼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5월부터는 입주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안에 전매 제한도 완화될 예정이라 한동안 조용했던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존 분양한 단지도 바뀐 시행령이 소급 적용되기 때문에 시장에 분양권 매물이 상당히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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