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000명 사는데 200억 들여 산책길 만드는 군수님

국민일보

주민 4000명 사는데 200억 들여 산책길 만드는 군수님

친인척 채용 비리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이번엔 전국 최대 ‘어싱길’ 조성 논란

입력 2023-04-02 12:54 수정 2023-04-02 14:13
신안군청 전경. 신안군 제공

친인척 등을 기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토록 지시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 받은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이번엔 어싱(earthing)길을 조성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고작 주민 4000여명이 사는 신안군 지도읍에 200억원을 투입해 전국 최대의 어싱길 조성사업을 실시하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이다.

신안군은 지도읍 자동리에서 점암선착장까지 14㎞에 이르는 어싱길을 조성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군은 올해 50억원을 투입해 황토 다짐으로 폭 2∼2.5m 규모, 3.4㎞ 구간의 어싱길을 만들고 주변에 2만5000주의 꽃나무를 식재한 뒤 7월쯤 개통할 예정이다. 이어 2026년까지 총 200억여 원을 투입해 14㎞의 어싱길을 완료할 계획이다.

군은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으며 조성하고 있는 어싱길은 4000여명의 주민 건강과 미세먼지 차단 효과를 내기 위해 수목 조성과 함께 자전거길도 함께 조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자연에 몸을 맡겨 질병을 이겨낸다고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어싱을 위해 명품 맨발길을 만들기로 했다”며 “자연과 함께하는 지도읍을 시작으로 신안군에 어싱길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우량 군수는 2019년 6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친인척 등 청탁을 받은 9명을 기간제 공무원으로 채용토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사기관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채용 청탁자의 이름이 적힌 이력서 등을 찢은(공용서류손상) 혐의도 포함됐다. 다만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다.

검찰은 당시 결심 공판에서 “박 군수가 공무원의 신분을 저버리고 친인척 등 채용을 주도했다”며 박 군수에게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박 군수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신안=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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