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4월 UN 안보리 의장에 우크라 분노 “역대 최악의 만우절 농담”

국민일보

러시아, 4월 UN 안보리 의장에 우크라 분노 “역대 최악의 만우절 농담”

입력 2023-04-02 15:58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달 3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의장을 맡고 있다. AP연합뉴스

러시아가 이달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을 맡은 것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분노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안타깝게도 명백히 터무니없고 파괴적인 뉴스도 있다”면서 “오늘 테러리스트 국가(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의장국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관의 완전한 파산”이라면서 안보리를 포함해 글로벌 기관을 전반적으로 개편할 때라고 덧붙였다.

안보리를 포함한 국제 기구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직을 “국제사회의 뺨을 때리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만우절 사상 최악의 농담”이라며 “국제 안보 구조가 작동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극명하게 상기시킨다”고 덧붙였다.

안보리 의장직은 15개 안보리 이사국이 매달 순환 방식으로 한 달 동안 맡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는 1일부터 한 달 동안 의장국을 맡는다. 유엔 안보리는 평화 유지를 책임지는 국제 기구로,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돼 있다. 러시아는 앞선 의장국 임기를 보냈던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전력이 있다.

안보리 의장국은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고 특별히 강력한 권한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회의 일정 등을 정할 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달에는 안보리에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가 예정돼 있지는 않다. 다만 러시아는 이달 의장국으로서 3차례 자국 주도 회의를 예정하고 있다. CNN은 “안보리 의장은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안보리 회의를 조작할 수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은 러시아의 안보리 의장직을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카린 장-피에르 미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며 그러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국제 법적 경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러시아가 허위 정보를 퍼뜨리고 우크라이나에서의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 안보리 내 지위를 계속 이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안보리 의장직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 체포영장이 발부된 대통령이 있는 국가가 안보리를 이끄는 것”이라고 BBC는 짚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아동권리담당관에 대해 우크라이나에서 수백 명의 어린이를 불법적으로 추방한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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