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의 한국 골프장 순례③] 골프 무릉도원 성문안CC

국민일보

[정대균기자의 한국 골프장 순례③] 골프 무릉도원 성문안CC

입력 2023-04-06 02:14 수정 2023-04-06 15:29
9번홀 티잉그라운드에서 바라본 성문안CC 클럽 하우스. 성문안CC

봄도다리 쑥국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차지고 쫄깃한 식감의 도다리와 상큼한 봄내음이 물씬한 쑥향이 어우러져 막혔던 속을 뻥 뚫어 주는 시원함에다 감칠맛까지 더해져 겨우 내내 잃었던 입맛을 돌아 오게 하기 때문이다.

겨울을 지나면서 이런저런 이유로 골프에 흥미를 잃게 된 골퍼들을 심심찮게 만나게 된다. 회전근계 파열로 겨울 동안 치료에 전념한 필자의 절친도 그 중 한 명이다.

둘째 가라고 하면 서러워할 정도의 골프 마니아였던 그였지만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골프채를 잡는 게 두려워졌다고 했다. 마치 입맛을 잃은 사람 처럼. 그런 그의 잃어버린 골프 맛을 되찾아 줄 수 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지인과 모의해 그를 데리고 한 골프장을 찾았다.

첫 홀에서 그는 걱정부터 했다. 수술 이후 골프채를 처음 잡아 보는 것이라 충분히 이해가 됐다. 그런데 홀을 거듭할수록 그의 태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성한 몸으로 한참 골프를 즐겼을 때도 느끼지 못했던 골프에 대한 새로운 열정이 새록새록 생겨난다고 했다.
성문안CC 18번홀 페어웨이. 성문안CC

■18홀 프리미엄 비회원제

그랬다. 마치 입맛을 잃은 사람이 봄도다리 쑥국을 만났을 때 느낀 희열과 같은 매력이 있는 그런 골프장을 오랜만에 만났다. 강원도 원주시에 자리한 성문안CC(대표이사 조영환)다.

태초의 자연을 닮은 드넓은 평원에 자리잡은 이 골프장은 2022년 오픈한 새내기다. 전장 6662m(7287야드), 18홀 규모의 프리미엄 비회원제 골프장으로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11,239,669.4㎡(약 340만평)의 복합문화리조트인 오크밸리리조트 내에 자리잡고 있다.

18홀 코스 외에 향후 수년간 점진적으로 글로벌 럭셔리 호텔 브랜드 파크 하얏트와 웰니스의 최고 리더 파크로쉬 리조트앤웰니스, 최상위 독채형 주거 공간 더 하우스, 프리미엄 빌라, 수목 정원, 트레킹 코스, 문화, 쇼핑, 엔터테인먼트 시설, 그리고 6성급 이상의 최고급 호스피탈리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마디로 ‘성문안’ 전체가 럭셔리 힐링&레저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형님뻘인 오크밸리, 오크힐스CC 등과 달리 이름이 성문안이라는 것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골프장이 자리한 지역의 옛 지명이라고 한다. 거대한 두 개의 암벽이 마치 마을을 지키는 문과 같아 ‘성문’이라고 불렀고 실제로 그 안쪽에는 평화롭고 아름다운 마을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드론에서 바라본 4, 5번홀. 성문안CC

■‘무질서 속의 질서’ 이미지

그래서일까. 진입로부터 남달랐다. 바위와 들꽃이 무질서한 듯 조화롭게 뒤엉켜 있는 주변 경관이 영락없는 한폭의 풍경화다. 명화 감상을 하면서 골프장으로 들어서 끝부분에 지상에서 지하로 통하는 문, 즉 터널을 지나면 클럽하우스가 나타난다. 마치 성문안에 있는 요새와 같은 느낌이다.

웰링턴CC, 베어크리크GC 등 다수의 국내 10대 코스를 설계한 노준택이 디자인을 맡아 고도의 전략과 도전을 요하는 자연친화형 코스가 컨셉트다. 페어웨이는 벤트그래스, 러프는 페스큐와 라이그래스가 혼재돼 있다. 전체적인 코스 느낌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무질서 속의 질서’다.

코스 레이팅만 놓고 본다면 국내 ‘톱3’라 해도 절대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일단 티잉그라운드에 올라서면 공격 루트가 많지 않다. 티샷이 중요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거기다가 그린이 속된 표현으로 장난이 아니다. 2단은 기본이고 3단 그린도 여럿 있다. 특히 내리막 퍼트를 남길 경우 공략이 쉽지 않다.

물론 다 어려운 것은 아니다. 18개홀의 난이도를 적절히 배분했다. 지형 특성을 감안해 오르막과 내리막홀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느낌을 주는 홀이 하나도 없었다. 스코어보다는 즐긴다는 생각이면 18홀 라운드는 라운드가 아닌 ‘골프여행’이 되는 그런 코스다.
성문안의 시그내처홀인 12번홀 전경. 성문안CC

■12번 아일랜드홀 압도적 장관

시그내처홀은 9번홀(파5), 12번홀(파3), 14번홀(파4)이다. 먼저 9번홀은 발 아래 페어웨이 오른쪽으로 펼쳐진 거대한 호수와 깎아지른 절벽 위에 무심한 듯 턱하니 얹어져 있는 그린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한다.

12번홀은 성문안CC에서 가장 넓은 호수 한 켠에 앙증맞게 앉아 있는 아일랜드 그린이다. 티잉그라운드가 높아 바람 방향을 신중하게 파악한 뒤 클럽 선택을 해야 한다. 핀 위치에 따라 난이도가 극명하게 달라진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14번홀은 성문안CC서 가장 어려운 핸디캡 1번홀이다. 460야드 오르막 홀이어서 왠만한 장타자가 아니고선 투온 공략이 쉽지 않다. 게다가 페어웨이 왼쪽으로는 광활한 웨이스트 벙커가 입을 떡하고 벌리고 있어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피오레토. 성문안CC

■차별화된 운영방식과 서비스

운영 방식도 차별화돼 있다. 프론트 데스크 운영과 더불어 MZ세대 및 모바일에 익숙한 새로운 타깃층을 위해 모바일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사전 체크인, 라커 배정 및 결제까지 이루어지는 ‘골프장 하이패스 솔루션’을 운영중이다.

물론 서비스도 다르다. 10분 간격 티오프여서 여유롭고 쾌적한 라운드가 가능한데다 무료 발렛 서비스, 환경 보호를 위해 개인용 성문안 텀블러에 커피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ESG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우선 이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있다. 런드리백을 분해가 빠른 친환경 바이오 제품으로 제공한다. 무료로 제공하는 골프티도 100% 토양에 분해되는 친환경 재료로 만들었다.

자연의 절경을 담아 지형을 연결하는 건축으로 완성된 클럽 하우스에서는 폴 모리슨의 ‘Espalier’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또 클럽 하우스 내에 있는 이탈리안 정통 레스토랑 ‘피오레토’에서는 파크 하얏트 도쿄를 거쳐 파크 하얏트 서울, 안다즈 쉔젠 베이 등에서 총주방장을 역임한 페데리코 하인즈만이 최고급 다이닝을 선사한다.
HDC리조트 조영환 대표. 성문안CC

■HDC리조트 조영환 대표 “차세대 대표 랜드마크로 만들겠다”

“성문안을 강원도를 대표하는 고품격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HDC리조트의 조영환 대표의 비전이다. 조 대표는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아이파크(현 HDC호텔)를 거쳐 강원도 정선의 리조트 ‘파크로쉬리조트앤웰니스’ 개발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파크로쉬 개관 후 2018년부터 호텔HDC의 대표이사로서 파크로쉬와 파크 하얏트 서울, 파크 하얏트 부산과 아이파크 콘도미니엄을 운영하며 HDC그룹의 호텔·리조트 사업을 이끌었다. 그리고 2019년에 오크밸리를 인수하면서 HDC리조트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그는 “성문안을 자연의 풍요로움과 함께 하는 진정한 자유와 힐링, 품격 있는 문화, 고차원적인 미감을 경험할 수 있는 최상의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우선 골프 코스를 단일 골프장으로는 국내 최다홀인 93홀 규모로 확장한다. 성문안CC에 이어 기존 오크크릭을 전면 개편한 정규 18홀짜리 월송리CC를 새롭게 오픈한다. 이를 통해 오크밸리를 국내 최대 골프 코스를 갖춘 매머드급 골프리조트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그 중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성문안’이다. 그는 “성문안은 경이로운 천혜의 자연 속에서 최고급 호텔, 리조트, 빌라 등의 숙박시설을 비롯해 웰니스, 트레킹, 골프, 식음, 예술, 문화 등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강원도를 넘어 세계적인 차세대 라이프스타일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또 있다. 산의 둔덕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트레킹 코스 ‘다둔길’이다. 오크밸리 내 약 40km 길이로 조성된 다둔길은 인근 풍수원 성당과 배론 성지와 연결될 예정이어서 많은 트레커들이 찾는 명소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원주=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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