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매스가 대안? ‘기후정의’ 문제 초점 맞출 것” [이슈&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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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가 대안? ‘기후정의’ 문제 초점 맞출 것” [이슈&탐사]

헨리 커티스 ‘라이프 오브 더 랜드’ 최고책임자
오랜 문제제기, 하와이 大法 ‘후 호누아’ 판결 낳아

입력 2023-04-29 21:30
헨리 커티스(70) '라이프 오브 더 랜드' 최고책임자. 하와이 지역의 기후위기와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 하와이주 대법원이 지난달 "우리 아이들 생명이 위태롭다"며 바이오매스 발전소의 계약을 취소시킨 판결을 남길 수 있었던 것도 라이프 오브 더 랜드의 꾸준한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헨리 커티스 제공


미 하와이주 대법원은 지난달 13일 하와이주 공공사업위원회(PUC)가 벌목·소각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납품해 온 바이오에너지 발전소 ‘후 호누아’에 대해 내린 전력구매계약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하와이주 대법원은 현재의 기후위기 수준을 ‘유일무이한 비상사태’로 규정한 뒤, 나무를 태우는 방식의 전력 생산은 하와이주의 탄소중립 목표를 해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마이클 윌슨 전 대법관은 “우리 아이들과 미래세대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보충의견을 자신의 마지막 판결로 남긴 뒤 정년퇴임했다(국민일보 4월 25일자 1‧4‧5면 보도).

PUC가 처음부터 후 호누아의 바이오매스 사업에 제동을 걸었던 건 아니다. PUC는 오히려 후 호누아와 하와이 전기회사(HELCO) 사이의 전력구매계약을 두 차례 승인했었다. 후 호누아의 개벌(皆伐)에 꾸준히 문제제기를 한 주체는 ‘라이프 오브 더 랜드(Life of the land)’라는 이름의 유서 깊은 하와이 지역 환경단체였다. 현재 이 단체의 최고책임자로 활동 중인 헨리 커티스(70)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라이프 오브 더 랜드는 사회 정의 및 과학 에너지 기술 문제에 관심의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둘을 모두 포함하는, 기후위기의 ‘형평성’ 문제에 가장 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나무를 베겠다는, 비밀스런 존재

▲국민일보=미 하와이주 대법원의 지난달 후 호누아 사건 판결은 결국 라이프 오브 더 랜드의 문제제기에 따라 오랜 기간 진행된 다툼의 결론이기도 할 것입니다. 이 발전소의 사업이 하와이 주민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 것이라고 판단한 최초의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헨리 커티스 ‘라이프 오브 더 랜드’ 최고책임자=첫 번째 계기가 찾아온 건 2008년, 주지사가 “바이오에너지 3곳이 사용할 나무를 재배하기 위해 빅아일랜드 하마쿠아 해안지역 임차권 일부를 사용하겠다”고 제안했을 때였습니다. 주(州)는 계약자들에게 계약이 변경될 것이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그리고 후 호누아는 주지사의 그 제안 몇 개월 전에 설립됐었습니다. 후 호누아는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도 모르면서 섬 지역의 나무를 모두 베겠다고 주장하는 비밀스러운 존재였습니다. 그들은 기업 구조를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고, 규제를 피해 자신들의 사업을 관철하기 위해 정치인들과의 밀실 거래를 시도했습니다.

▲국민일보=PUC는 애초 후 호누아와 HELCO 간 계약을 승인했었습니다. 하지만 라이프 오브 더 랜드의 문제제기에 따라 대법원에서 재차 심의하라는 결정이 이뤄졌고, 결국 PUC도 최종적으로는 종전과 다른 방향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라이프 오브 더 랜드 측이 노력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커티스=PUC가 2013년 후 호누아의 사업을 승인했지만, 후 호누아는 토지, 노동, 경영, 재정, 소송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HELCO는 후 호누아가 요구되는 마감일을 반복적으로 어겼다는 이유로 사업을 취소했었습니다. 그러자 후 호누아는 HELCO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둘 간에는 새로운 합의 조건에 따라 새로운 전력구매계약이 체결됐습니다. 이것을 PUC가 또 승인한 것입니다. 라이프 오브 더 랜드는 이 처분에 대해 하와이 대법원에 항소를 제기했습니다. 2007년과 2011년에 하와이주에서 이 경우 온실가스 분석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입법이 이뤄졌음을 고려한 것입니다. 대법원은 (우리의 항소에) 동의했고 절차를 다시 PUC로 내려보냈습니다.

▲국민일보=이 이후 PUC도 사업의 취소를 처분했고, 그것이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군요?

▲커티스=대법원이 절차를 PUC로 내려보낸 이후 PUC는 갱신된 온실가스 배출량 예상 데이터, 비용 데이터 등을 검토했습니다. PUC는 이 프로젝트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이번에는 후 호누아 측이 대법원에 항소를 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PUC의 결론을 지지했습니다. 대법원은 기후변화의 상황과 관련하여 “어제만 해도 좋았던 것이더라도, 오늘은 용납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판결문에서 지적했습니다.

▲국민일보=PUC의 결정에 대해 불복할 경우 대법원에 바로 직접 항소해 판단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까? 다른 하급심 법원의 판단은 설명되지 않아서 질문합니다.

▲커티스=그렇습니다. 하와이주에서는 수년 전부터 특정한 유형의 PUC 결정에 대해서는 1심과 2심 단계의 법원들을 건너뛰고 하와이 대법원으로 직접 항소가 가능하게끔 하는 법률이 입법돼 있습니다.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말

▲국민일보=후 호누아 측은 자신들이 화석연료의 대안이 될 바이오에너지 회사라고 강변했던 것으로 압니다. 이들의 주장에는 잘못된 점이 있겠습니까?

▲커티스=과학의 영역에서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파괴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재생 가능한 에너지(Renewable Energy)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치의 영역에서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라는 말이 서로 다르게 정의됩니다. 하와이주에서는 나무를 태우는 방식의 발전이 재생에너지로 인정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후 호누아는 하와이주가 ‘가능한 한 빨리, 늦어도 2045년까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한다고도 주법에 명시하면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국민일보=하와이주 대법원의 이번 후 호누아 사건 판결은 국제적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소송이 급증하는 가운데 미래세대의 기본권을 중시한 사법적 판단이 이뤄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하와이주 대법원 판결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또한, 대법원이 이 같이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커티스=세계적으로 기후변화 소송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법정에서의 승리는 중요할 것입니다. 하와이주 대법원은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점점 더 크게 인식해 왔습니다. 이번 판결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위협에 대한 분석 차원에서 주목할 만했습니다(미 하와이주 대법원은 후 호누아 사건 판결에서 다양한 과학적 연구 결과 등 기후위기를 사실로 인정하는 증거를 인용했음).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예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소송의 결과는 종종 작은 법적 문제에 달린 일들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일보=하와이주 대법원이 지구온도 1.5도 상승을 사법적 판단 근거로 삼을 수 없다고 판시한 점, 그보다는 오히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350ppm이 새 기준이 돼야 한다고 밝힌 점 역시 화제입니다.

▲커티스=350ppm의 사용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구 온도 상승을 1.5 미만으로 유지하는 데 있어 기업이 수행하는 역할은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후 호누아' 바이오에너지 회사. 헨리 커티스 제공


하와이에서는 모든 기후위기가…

▲국민일보=올해 70세가 된 것으로 압니다. 하와이의 기후변화를 언제부터 체감했습니까? 그리고 ‘라이프 오브 더 랜드’ 활동을 시작한 건 언제부터입니까?

▲커티스=라이프 오브 더 랜드는 1970년 15명의 여성들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1970년대 초 하와이를 변화시킨 지역사회 그룹으로 널리 인정받았습니다. 예컨대 하와이 지역에서 50년간 자행된 폭격 행위에 대해 우리 단체는 1971년 소송을 제기했고, 군 활동에 대한 환경영향 성명 발표를 이끌어냈습니다. 나는 1994년 이 단체에 왔습니다. 1996년부터는 PUC가 결정하는 수많은 전기, 가스 관련 사업의 절차에 적극적으로 개입했습니다. 1999년부터 기후변화 위기의 문제에 참여했습니다.

▲국민일보=이 활동을 계속할 생각입니까? 다음의 도전 목표는 무엇입니까?

▲커티스=라이프 오브 더 랜드의 활동은 사회 정의의 문제, 그리고 과학 에너지 기술의 문제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가지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서, 기후위기 형평성 문제에 주된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회 각계가 에너지 전환의 비용과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 “농촌 지역사회와 그곳의 취약한 주민들, 그리고 그들을 착취하는 도시의 권력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들 말입니다. 라이프 오브 더 랜드는 PUC의 절차들과 관련해 단연코 가장 활동적인 그룹입니다. 우리는 현재 가스와 전기, 그리드, 조달, 인센티브 규제 등과 관련한 절차들을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는 과학 기술과 연관된 매우 중요한 여러 일들이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것입니다. 형평성 문제, 신뢰성 문제… 하와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까지 차지한 적이 있다고 보고되는, 항공기를 통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있습니다.

▲국민일보=하와이 지역에서 감지되는 기후위기의 구체적인 장면은 무엇입니까? 대표적인 것들에 대해 조금 말해 주십시오.

▲커티스=하와이에서는 이미 해수면 상승, 홍수 침수, 큰 파도, 해안 고속도로 지하 침식 등 모든 종료의 기후변화 영향을 겪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폭염, 더 잦은 허리케인 등의 문제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후솔루션’ 보고서, 규제절차 때 인용됐다

▲국민일보=하와이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부와 기업의 책임을 주장하며 소송이 진행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후 호누아 사건에 대해 한국의 독자들이 읽게 될텐데, 하고픈 말씀이 있으실까요?

▲커티스=사건이 PUC 규제 단계에 있을 때, 우리 단체는 2016년 한국에 설립된 한 비영리단체의 바이오매스에 대한 논평을 인용했습니다. 그 한국 단체의 이름은 ‘Solutions for Our Climate(SFOC‧기후솔루션)’입니다. 한국의 전력 부문 탈탄소화를 목표로 하는 독립적인 정책 연구 단체로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주요한 임무는 한국의 전력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의 ‘궤도’를, 파리협정에서 말해진 1.5도 온난화 제한과 호환되도록 조정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기후솔루션은 에너지 및 기후 정책에 대한 경험이 있는 법률, 경제, 금융 및 환경 전문가들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한국 ‘기후솔루션’의 연구 내용이 하와이주의 바이오매스 발전소에 대한 규제‧소송 과정에서 언급됐다니 놀랍습니다. 어떠한 부분을 인용했습니까?

▲커티스=SFOC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연구는 바이오매스 에너지가 기후변화 위기에 효과적인 대응책이 되지 못하며, 대기오염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게다가 그건 다른 환경적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바이오매스는 기후변화에 대처함에 있어 화석 연료에 대한 적합하지 않은 대안” “바이오매스 에너지가 기후에 도움을 제공하기까지 수십 년에서 한 세기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SFOC는 “바이오매스 에너지가 삼림의 잔여물을 태워 얻어지더라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수십년간 지속적으로 높아진다” “불행히도, 우리의 탄소예산이 고갈 중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도 논평했습니다.


미 하와이주 대법원. 헨리 커티스 제공


커티스가 말한 기후솔루션의 보고서의 제목은 ‘바이오매스가 재생에너지 자격을 갖는가(Can Biomass Qualify as Renewable Energy)’이다. 기후솔루션이 2020년 9월 발표했다. 지난달 미 하와이주 대법관 5인이 전원일치로 후 호누아의 사업계획 취소를 확정한 다수의견 판결문에는 “바이오매스와 화석 연료 공급원은 한 가지 중요한 결함을 공유한다. 높은 온실가스 배출이다”라는 말이 적혔다.

커티스는 후 호누아가 벌목하는 장면이나 벌목한 나무를 모아둔 사진 자료는 없다고 했다. 후 호누아는 PUC 단계에서 문서를 제출, 소각할 나무들의 위치 공개를 막았다고 한다.

이슈&탐사팀 이경원 이택현 정진영 김지훈 기자 neosarim@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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