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수십억 인간의 나비효과… 경제·개발 다시 생각할 때” [이슈&탐사]

국민일보

“기후위기, 수십억 인간의 나비효과… 경제·개발 다시 생각할 때” [이슈&탐사]

UNEP 고문 출신 이브라힘 외즈데미르 교수
“현재의 기후변화, 새로운 사고 틀로 생각해야”
“세계인 모두 고통 분담… ‘환경정의’ 찾을 때”

입력 2023-05-01 16:23 수정 2023-05-01 17:25
이브라힘 외즈데미르(Ibrahim Ozdemir) 튀르키예 우스쿠다르대 교수. 이브라힘 외즈데미르 제공


“지구상 모든 생명체가 상호 밀접한 관계로 맺어져 있음을 이해하고, 사람들은 지구에 끼치는 영향을 조심해야 한다. 한때 소중히 여겼던 경제 시스템, 소비 패턴, 개발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다.”

유엔환경계획(UNEP) 고문을 지낸 이브라힘 외즈데미르(İbrahim Özdemir) 튀르키예 우스쿠다르대 교수는 지난달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철학과 윤리학, 생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그는 기후변화가 대형 자연재해를 부른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고 본다. 이에 각국 정부가 석유회사들의 책임을 따질 때라고 주장한다. 그는 지난 2월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을 두고도 “무엇이 이 끔찍한 재해를 유발했는지 확실치 않다지만, 기후변화가 화산폭발과 쓰나미 등과 함께 ‘진동’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과학적 증거는 점점 늘고 있다”는 글을 언론을 통해 발표했다.

외즈데미르 교수는 현재의 기후위기는 기후변화에 관한 협의체(IPCC) 보고서에서 읽을 수 있듯 의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지금 시급히 찾아야 할 것은 기후정의의 문제, 곧 기후위기가 빈국과 빈자들에게 더욱 가혹하다는 것을 깨닫고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외즈데미르 교수는 기상학에서 출발된 용어인 ‘나비효과’를 언급하며 “모든 인간이 수십억 마리의 나비처럼 지구에 영향을 끼쳤다”고 비유했다. 인간이 지구와 연결돼 있다는 새로운 생태학적 세계관이 기후위기 극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국민일보=기후변화는 전에 없던 결과를 낳고 있으며, 튀르키예 지진도 그러한 변화의 결과일 수 있다는 언론 기고를 접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만한 근거는 무엇입니까?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의 예를 들 수 있습니까?

▲이브라힘 외즈데미르 교수=생태학은 온 우주가 믿을 수 없는 균형으로, 모든 것이 다른 것들과 연결돼 창조돼 있음을 가르쳐 줍니다. 생태학에서 깊은 영감을 받은 사회적 운동들은 전체 시스템을 상호 연결, 상호 의존된 것으로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우리는 전체론적 인식으로 세계를 구성합니다. 17세기의 기계론적 세계관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내가 언론 기고문을 쓸 당시에는 ‘나비효과’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나비가 날개를 펄럭이는 것과 같은 한 장소에서의 작은 변화가, 수마일 떨어진 곳의 토네이도처럼 중요하고도 예측 불가능한 변화를 낳는다는 이 용어의 개념에 아마 익숙할 것입니다. 보다 명료하게 말한다면, “복잡한 시스템 내에서의 작은 변화는 예측 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비의 날갯짓이 낳는 작은 공기의 움직임이 지구상 다른 곳에서는 격렬한 기상 조건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는 1961년에 ‘나비효과’라는 용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통계적으로 중요하지 않아야 했을 변화들이 완전히 다른 날씨 시나리오로 이어진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비유는 로렌츠가 1972년 ‘예측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연설을 했을 때 시작됐습니다.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미국 텍사스에서 토네이도를 일으킬까요?”라는 연설이었습니다.

자, 그러면 그것이 기후변화와 지진 사이의 관계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우리 인간이 지구라는 복잡한 생태계에 행한 변화들을 고려해 볼 때, 우리가 수십억 마리의 나비들의 일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나는 단지 그 점을 강조하며 틀에서 벗어나 생각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 사고의 틀로부터 벗어나 새롭게 생각해야 합니다. 지진 등의 자연재해를 새로이 이해하고 싶다면 말입니다.

▲국민일보=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따른 기상이변은 증가하고 있습니까? 그리고 이 기후위기가,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시민에게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칩니까?

▲외즈데미르=물론입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특히 IPCC가 보고서들을 발표한 이후 우리는 기후위기의 문제들이 세계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발표된 IPCC의 6차 보고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을 평가하고,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 인류 공동체를 세계적으로 또 지역적인 차원에서 살펴본 결과입니다. IPCC 보고서는 이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 및 인간 사회의 취약성, 한계까지 검토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환경 정의(environmental justice)의 문제를 갖게 됐습니다. 다른 모든 환경적 문제들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의 영향은 전 세계 공동체에 똑같이 미쳐지지 않습니다. 세계적으로 보든 개별 국가에 국한해서 보든, 가장 변방에 위치한 공동체 집단이 자연재해에 가장 즉각적이면서도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집단들은 전형적으로 가난하거나 유색인종인 이들로 이뤄져 있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2005년 8월 말 뉴올리언스와 그 주변 지역에서 1392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최대 1455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됩니다. 최근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홍수는 3300만명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1700여명이 목숨을 잃었고 220만채 이상의 가옥이 파괴됐습니다. 홍수는 각 지역의 수계(水系)를 손상시켜 250만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54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연못이나 오염된 우물물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학문적 연구들에서 알 수 있듯 기후변화는 농업인과 그들의 주변 공동체에 먼저 경제적 위협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예측 불가능한 날씨가 농작물의 생육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어떻게 서로 얽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금은 기후변화의 근본 원인들에 맞서도록 모두가 노력할 때인 것입니다.

이브라힘 외즈데미르(Ibrahim Ozdemir) 튀르키예 우스쿠다르대 교수. 이브라힘 외즈데미르 제공

▲국민일보=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는 앞으로 더욱 큰 세계의 자연재해들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합니까?

▲외즈데미르=물론입니다. 지구상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밀접하게 의존한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와 지구의 상호작용을 더 조심해야 합니다. 한때 소중히 여겼던 경제 시스템, 소비 패턴, 개발 모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때입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경제학자인 케이트 레이워스 교수는 21세기에 당면한 사회적, 생태학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탐구했습니다. 그는 우리가 경제학적 사고를 수정해야 할 때라고 제안합니다. 레이워스 교수는 ‘도넛 경제학’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의 경제학에 대한 이해를 재구성할 7가지 방법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국민일보=튀르키예 대지진 비극 이후, 사람들은 기후위기에 대해 더욱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까?

▲외즈데미르=그러길 바랍니다. 우리가 새로운 견지에서 재해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과 미래세대를 위한 깊은 교훈을 얻는다면 그땐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내가 말했듯이 기후변화와 최근의 환경적 문제들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그리고 이 재난과 환경적 문제에 뒤따르는 부담은, 그 부담에 맞서 싸울 힘이 가장 약한 공동체들을 끊임없이 향하고 있습니다. 깨끗한 물과 공기, 토양을 위협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직면하면서, 우리 사회의 기후 불평등 해결은 도덕적으로 더욱 중요한 명령이 될 것입니다. 나는 아직 희망의 불꽃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글로벌 공동체로서 고통을 분담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면서, 모두가 새롭고 더 나은 세상의 설계자가 되는 희망 말입니다.

이슈&탐사팀 이경원 이택현 정진영 김지훈 기자 neosarim@kmib.co.kr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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