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읽다 우는 중” 미혼모 도운 분식점의 감동 스토리

국민일보

“기사 읽다 우는 중” 미혼모 도운 분식점의 감동 스토리

입력 2023-05-03 17:55 수정 2023-05-03 18:11

‘너무 배가 고픈데 돈이 없다’며 외상으로 음식을 주문한 10대 미혼모의 요청에 선행을 베푼 자영업자 부부의 일화가 3일 알려졌다. 보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소식에 누리꾼들은 “아직 살만한 세상”이라며 감동했다.

서울에서 분식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 중인 김모(37)씨는 지난달 29일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외상 주문을 받았다. 요청 사항란에 “임신 중인 미혼모인데 너무 배가 고프다”며 “당장은 돈이 없어서 다음 주말 전까지 (음식값을) 이체해드리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최근 배달 앱을 이용해 무상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고민을 거듭하던 김씨는 속는 셈 치고 음식을 보냈다.

그는 이 사연을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했고 국민일보는 ‘아살세’(아직 살만한 세상) 코너를 통해 이 소식을 처음 전했다. 김씨의 마음과 달리 온라인에선 “(손님이) 거짓말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짜로 음식을 보내줘선 안 된다”는 냉담한 반응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로부터 이틀 뒤 김씨는 손님에게서 “죄송스러운 부탁에도 음식을 보내주셔서 감사히 잘 먹었다”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음식값 1만4500원도 계좌로 입금됐다.

초등학생인 두 딸을 키우는 김씨 부부는 손님을 더 돕고 싶은 마음에 지원 의사를 밝혔다. 손님은 “민폐를 끼칠 수 없다”며 거절했지만 수차례 설득 끝에 그가 사는 원룸을 방문할 수 있었다.

김씨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손님의 얼굴을 보자 일주일에 3~4번 오던 학생인 걸 알았다”며 “큰 소리로 웃으며 인사하던 친구라 직원들도 예뻐하던 손님이었다”고 전했다. 김씨 아내가 대화를 통해 가수가 되기 위해 4년간 소속사 연습생으로 지내다 최근 꿈을 포기하고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오는 딱한 사정에 처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이 손님이 아껴 먹으려고 가게에서 시킨 죽과 밥을 나눠서 냉장고에 넣어놓은 것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김씨 부부는 어떻게든 돕고 싶은 마음에 몸 상태가 괜찮다면 가게로 나와 하루 2시간 정도 일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이 손님은 “시켜만 주면 열심히 하겠다”는 당찬 대답을 들려줬다. 이들은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해 의료진이 가벼운 활동을 해도 괜찮다고 하면 다음 주부터 함께 일할 계획이라고 김씨는 밝혔다.

온라인에선 “읽는 동안 눈물을 흘렸다”는 반응과 “사장님 내외분과 아기 엄마 모두 행복해지길 바란다”며 이들을 응원하는 글이 쏟아졌다.

김씨는 “아이를 키워본 입장에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일 뿐 선행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사연이 알려진 후 마음씨 따뜻한 사장님이 돼버려 부담스럽고 민망하다”고 멋쩍게 웃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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