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5명 중 1명, 초기인데도 치료 안 받는다…왜?

국민일보

간암 5명 중 1명, 초기인데도 치료 안 받는다…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고령, 암 더 진행

생존 기간 중간값 3개월 불과

면역복합치료, 진행 간암 1차치료에도 보험…“적극 치료 필요”

입력 2023-05-08 11:53 수정 2023-05-08 12:54

간암 진단 후 치료받지 않은 환자 5명 가운데 1명은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초기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비용 부담과 생업에 바쁘다는 등이 치료 못받는 이유로 지목됐다.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는 매우 좋지 않다. 실제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생존기간(중간값)은 3개월에 불과했다.

국내 간암 환자의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 이처럼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지 않는 것이 높은 사망률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간암 치료법은 다양해 자신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근 면역복합치료법의 경우 진행된 간암의 1차 치료에도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진 만큼, 진단받으면 늦었다고 생각지 말고 적극 치료받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 연구팀(의정부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김지훈 임상강사, 가톨릭의대 의학과 권민정·장소이 학생)은 2008년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간암등록사업에 등록된 ‘치료받지 않은’ 간암 환자 1045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특히 간암 환자 치료계획 및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되도록 치료받지 않은 간세포암 환자의 생존 및 예후와 관련있는 인자들을 집중 분석했다.
간암 치료는 간 절제, 간 고주파 열치료, 간동맥화학색전술, 전신 항암화학요법, 간 이식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이 간세포암을 진단받은 평균 나이는 59.6세였고 80.2%가 남성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median survival time)은 불과 3개월이었다. 생존기간 중간값은 병의 진단 날짜부터 병 진단을 받은 환자군의 절반이 생존해 있는 시간의 길이로, 100명 환자가 있다고 가정하면 50번째 환자가 사망하는 시점이다.

간암 치료를 받지않은 환자군이 치료받은 환자에 비해 고령이고, 종양 정도가 더 진행 된 상태였다. 하지만 치료를 안 받은 환자의 11.7%(123명)는 간암 병기(BCLC stage)가 ‘0/A기’로 매우 초기이고 9.2%(96명) 역시 ‘B병기’로 초기에 해당해 충분히 치료 가능한 상태였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군의 간세포암의 불량한 예후와 관련된 주요 인자는 종양 병기 평가지표(BCLC stage), 간 기능 평가지표(MELD score), 혈중 AFP 농도(간세포암 표지자)로 확인됐다. 특히 진행한 병기(stage D), 높은 간 기능 지표 MELDscore 10점 이상), 높은 혈중 AFP 농도(1000ng/㎖ 이상)가 불량한 예후와 관련 있었다.

아울러 B형간염 보균자가 국내 간암의 60% 이상인데, 이번 연구에서는 55% 밖에 안됐고 반면 고령 지방간이나 알코올성 간질환자가 더 많았다는 게 연구팀 의 얘기다.

연구팀은 “국내 다기관 코호트(동일 집단) 자료를 바탕으로 간암이 진행된 환자의 자세한 임상정보를 활용해 생존과 예후를 분석한 첫 대규모 연구”라고 밝혔다.

성 교수는 8일 “치료받지 않은 간암의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환자의 치료 방침을 적용하거나 정부의 건강보험 정책을 수립할 때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간암 치료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조차 감당하지 못해 치료 못받는 환자들이 많은 것 같고, 꾸준히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생업에 바빠 그 정도 여유도 없는 환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최근 면역복합치료가 진행성 간암에서도 1차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가 등재돼 진료비 부담은 줄고 건강하게 치료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간암을 진단받아도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꼭 간암 전문의를 찾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성필수 교수(맨 왼쪽) 등 가톨릭의대 연구진.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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