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기초학력 결과 공개’ 서울시의장 직권 공포

국민일보

논란의 ‘기초학력 결과 공개’ 서울시의장 직권 공포

서울 초·중·고별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 조례
논란 속 의장 직권으로 공포
시의회와 시교육청간 갈등…법적 분쟁 이어질 듯

입력 2023-05-15 11:45 수정 2023-05-15 12:45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15일 오전 서울시의회 앞에서 서울특별시교육청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공포한 뒤 취재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이경숙 서울시의회 서울교육 학력향상 특별위원장. 연합뉴스

서울시의회가 15일 서울시교육청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시 기초학력 보장 지원에 관한 조례’를 의장 직권으로 공포했다.

해당 조례안은 서울 초·중·고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를 학교별로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시의회 서울교육학력향상특별위원회는 지난 2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학습 결손이 커졌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조례를 제안했다.

이후 해당 조례는 지난 3월 10일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지난달 3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재의를 요구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연합뉴스

시교육청이 재의를 요구하고 나선 이유는 우선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사무는 기초학력 보장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의한 국가 사무이며 기관 위임사무”라는 것이다. 법령에 조례에 위임하는 사항이 없어 제정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시의회가 제안한 조례 중 ‘기초학력 진단검사의 지역·학교별 결과 등을 공개할 수 있다’고 규정한 7조는 교육 관련 기관의 정보공개 특례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해당 조례안은 이 같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 3일 열린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재의결됐고, 이에 시교육청은 지난 9일 대법원에 직접 제소하며 법적 대응으로 맞섰다.

기초학력보장지원 조례안 재의 제안 설명하는 조희연 교육감.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조 교육감은 지난 11일 출입기자단 만찬 간담회에서 “국가사무를 개별 지자체 수준에서 과도하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정부 법률공단에서 우호적인 회신이 왔고 제소에서 이길 가능성도 클 것 같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조례 시행에 따른 효력 발생을 막기 위해 집행정지 결정도 신청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이날 조례를 공포하고 즉각 시행에 나섰다.

시의회는 “지방자치법상 재의결한 조례를 교육청으로 이송하면 교육감은 지체 없이 공포해야 하고, 교육감이 5일 이내에 공포하지 않으면 지방의회 의장이 조례를 공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직권 공포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례 부칙에 공포한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돼 조례는 즉각 효력이 생긴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조례가 위법이라는 주장에 대해 “법령을 준수하면서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재의결된 조례”라면서 “기초학력 보장 업무는 명백한 자치사무이고 학교별 기초학력 진단검사 결과 공개는 법령 위반과 무관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교육청이 해당 조례를 공포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교육감이 본 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제소하기로 한 것은 시민의 정보 접근권과 공교육 정상화 시도를 철저히 무시하는 태도”라고 거듭 강조했다.

오기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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