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중 급사 절반 이상 ‘심장 질환’ 때문…“50·60대 남성 주의”

국민일보

등산 중 급사 절반 이상 ‘심장 질환’ 때문…“50·60대 남성 주의”

등산 중 사망 56%, 급성 심혈관질환 원인

체력 고려해 최대 심박수 60~75% 강도로 올라야

입력 2023-05-21 09:14 수정 2023-05-21 10:16
국민일보db

이달 초부터 등산객에게 징수하던 사찰 관람료가 면제되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다. 요즘처럼 기온차 큰 5~6월은 등산 시 심장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 중 사망 사고는 실족 등의 사고를 생각하기 쉽지만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이 가장 많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7~2021년 발생한 등산 중 사망 사고 69건 중 심장질환에 의한 사망은 약 56%(39건)에 달한다.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는 21일 “외국 연구에 의하면 등산하다가 심장질환과 같은 이유로 급사하는 확률이 같은 나이 사람들에 비해 약 4배 높다고 한다”고 말했다.

왜 등산 중에 심장질환이 잘 발생하는 것일까? 박 교수는 “등산으로 인한 갑작스런 운동량 증가와 함께 탈수 등이 발생하게 되면 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신체 변화를 일으켜 심근경색 같은 급성 허혈성심질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소 농도가 낮은 높은 고도에서 많은 신체활동을 하게 되면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이로 인해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 맥박이 증가하고 혈관이 수축, 혈압이 상승하게 되는 등의 신체 변화를 불러온다. 이런 신체 변화는 심장의 운동량을 증가시키는데, 허혈성심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심장의 운동량 증가로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병을 갖지 않은 사람도 산속의 낮은 온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운동으로 인한 과다 호흡이 발생하면 심장혈관이 수축되고 혈소판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급성 허혈성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심장병 환자는 여성보다 남성이, 또 중년 이상이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보면 2021년 허혈성심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50·60대 남성은 36만215명으로, 전체 환자 100만여 명 중 약 36%에 달한다. 따라서 50·60대 남성은 등산할 때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등산 중에 급성 허혈성심질환이 발생하는 경우 들것이나 헬리콥터로 이송해야 되므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따라서 협심증이나 급성 심근경색 같은 허혈성심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등산할 때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등산 같은 격렬한 운동은 간간이 하는 것 보다는 규칙적으로 1주일에 3~4회 이상 유산소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고 적응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스로 강도와 속도를 조절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천천히 등산해야 한다.
박 교수는 “체력을 고려해 최대 심박수 60~75% 강도로 등산을 즐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등산 중 탈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수분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다음은 심장병 있는 사람의 건강한 등산 수칙 5가지
1. 복용 중인 약 잘 챙기기=아스피린 등 복용 중인 약을 잘 챙긴다. 혀 밑에 녹여 먹는 혈관확장제 니트로글리세린은 비상용으로 등산 시 꼭 지참한다.
2. 숨이 차면 휴식 취하기=등산 중간에 충분한 휴식을 통해 심장에 무리가지 않도록 유의한다. 약간 숨이 차는 정도가 넘어가면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3. 적절한 수분 섭취하기=탈수는 심장병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야외활동이나 운동 중에는 10% 이상 수분 보충이 더 필요하므로, 등산 중간 중간 적절히 수분을 섭취한다.
4. 응급처치법 익히기=최근에는 등산로에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 등이 보급되는 등 심정지 상태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 있다. 비상약은 물론 응급처치 방법을 습득하면 심장병 경고 증상에 즉각 대처할 수 있다.
5. 금연, 저염식 등 생활습관 바꾸기=심근경색증은 무엇보다도 생활 관리가 중요하다. 먼저 흡연은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만큼 금연하는 것이 좋다. 식사는 저염식과 덜 기름진 음식 위주로 바꾸는 것이 안전하며 규칙적 운동과 적당량의 섭취를 통해 복부 비만을 줄이는 것도 좋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