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악화 주범 황색포도알균…‘항생제 내성균’ 군집 막아야

국민일보

아토피 악화 주범 황색포도알균…‘항생제 내성균’ 군집 막아야

피부 지질 조성 바꾸고 피부 장벽 약화 ‘직접 원인’

입력 2023-05-22 11:16 수정 2023-05-22 11:24
국민일보DB

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 지질 조성을 바꾸고 피부 장벽의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직접 원인’으로 밝혀졌다. 황색포도알균은 인간 등 동물 피부나 소화관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세균이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안강모·김지현 교수, 미국 내셔널주이시헬스병원 도널드 륭·엘레나 골레바 교수, 김병의 박사 공동 연구팀은 아토피피부염에서 황색포도알균의 작용 기전을 규명해 유럽 알레르기 및 임상면역학회 공식 학술지 ‘알레르기(Allergy)’ 최근호에 발표했다. ‘편집자 추천(Editor’s Pick) 논문’으로 소개될 만큼 학계 주목을 받았다.

기존 연구에서는 황색포도알균이 다양한 독소 물질 및 지질 단백질을 분비해 피부 염증을 악화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었다.
이번에는 황색포도알균이 피부의 지질 조성을 바꿈으로써 피부 장벽 기능을 더욱 약화시킨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결국 황색포도알균이 피부에 한 번 침투하면, 피부 보호막을 계속 무너뜨려 침투가 더욱 용이하게 황색포도알균 스스로 ‘악순환의 반복’을 만들고 있었던 셈이다.

연구팀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24명과 정상 소아 대조군 16명에서 테이프를 이용한 피부 수집(skin tape stripping) 방법으로 피부 지질의 조성을 분석하고 황색포도알균의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된 아토피피부염 병변에서는 중증도가 심하고 경피 수분 손실이 높아서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피부 장벽 기능이 약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런 병변에서의 피부 지질 조성을 보면 피부 장벽 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긴사슬 지방산’의 비율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피부 장벽 기능 유지에 불리한 ‘짧은사슬 지방산’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3차원 세포배양시스템을 통한 세포 실험을 진행했다. 항생제에 민감한 황색포도상알균(MSSA)은 피부 각질세포로부터 TNF-알파(TNF-α), 인터루킨-1베타(IL-1β) 같은 사이토카인(면역조절 물질)의 생산을 유도해 긴사슬 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ELOVL3의 발현을 억제함을 관찰했다.

특히 항생제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상알균(MRSA)은 피부 각질세포로부터 추가적으로 인터루킨-6(IL-6), 인터루킨-33(IL-33) 같은 사이토카인 생산을 유도해 역시 긴사슬 합성에 관여하는 ELOVL4의 발현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2일 “황색포도알균이 이미 알려진 것처럼 피부 염증을 악화시켜서 피부장벽 약화에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피부 장벽의 지질 조성 변화와 기능 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또 “아토피피부염이 심할수록 황색포도알균의 군집이 더욱 많아지므로, 앞으로 아토피 환자 치료에 있어서 피부 위생 관리와 함께 미세먼지 같은 악화요인 회피, 적절한 항염증 치료를 통해 황색포도상알균, 특히 ‘항생제 내성균’의 군집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