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그린콘서트 총감독 이종현국장

[정대균기자가 만난 사람]그린콘서트 총감독 이종현국장

대보그룹 최등규 회장 결단으로 시작 돼
오는 6월3일 파주시 서원밸리GC서 개최
23년간 19회째 관객수 50만명 돌파 예약

입력 2023-05-25 09:31 수정 2023-05-25 12:35
오는 6월3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GC에서 열리는 그린콘서트 기획 겸 총감독, 사회자로 나서는 이종현 국장. 레저신문제공

K-POP 한류 그린콘서트로 자리매김한 서원밸리 그린콘서트가 올해도 열린다.

매년 5월 마지막주 토요일에 개최되었던 그린콘서트가 올해는 6월3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18번홀 특설무대에서 열린다. 부산 엑스포 유치기념 ‘드림콘서트’와 일정이 겹쳐 부득이 한 주 늦췄다.

2000년에 시작된 그린콘서트는 올해로 23년째, 19회를 맞는다. 지난해까지 약 49만명이 다녀가 올해는 50만명을 무난히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는 해외 관람객 3000여명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출연진은 AB6IX, 슈퍼 주니어(신동, 이특), 장민호, 진성, 김태연, 박군, 백지영, 정동하, 하동균 등 23팀 초호화 멤버다. 예년과 다른 점은 세계적 아이돌 그룹에 트롯 대세들이 참여한 것이다.

그린콘서트를 처음 기획해 23년간 연출 및 사회, 그리고 준비위원장으로서 행사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고 있는 시인 출신 언론인 이종현 레저신문 국장을 만나 그린콘서트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에 대해 들어 보았다.

그에게 먼저 그린콘서트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들어 보았다. 이국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비골퍼들을 위해 일 년에 한 번쯤 드넓은 골프장 잔디밭을 개방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여러 골프장에 제안을 했는데 서원밸리 골프장을 운영하는 최등규 대보그룹 회장이 모두 맡아서 해달라며 흔쾌히 수락하셨다”고 탄생 비화를 설명했다.
개그맨 박미선씨와 그린콘서트 사회를 보고 있는 이종현 국장. 서원밸리GC 제공

제1회 콘서트는 10월14일에 이 국장과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해바라기 유익종을 비롯해 박학기, 강은철 등 3명이 무대에 섰다. 관객은 서원밸리 회원과 지역 주민 등 1520명에 불과했다.

이종현 국장은 “최 회장의 결단이 아니었으면 그린콘서트는 출발하기 어려웠다. 자선 콘서트를 위해서는 주말 영업을 포기해야 하고 행사 비용만도 10여 억 원이 들어간다”고 했다.

그는 이어 “자수성가한 기업인인 최등규 회장의 뚝심과 하루라도 골프장을 가족이 함께 즐기고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으로 내준다는 철학이 없으면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최 회장의 통큰 결단에 존경심을 나타냈다.

물론 이 국장의 ‘생뚱맞음’도 빼놓을 수 없다. 그것은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으로 충분히 가늠된다. 평소 건전한 ‘골프장 문화’를 꿈꿔왔던 이종현씨는 지금껏 10여권이 넘는 골프 인문학 서적을 낸 것을 비롯해 연예인 골프단 창단, 국내 최초 골프단 창단 등 활동을 했다.

뿐만 아니다. 서원힐스서 10년 넘게 해오고 있는 다문화가정 무료 결혼식 진행, 누드크로키 행사(캐슬파인)와 1004라운드(동촌골프장)를 통한 자선 이벤트, 이스트밸리 사랑의 버디행진 2000만원 모금 이벤트 진행, 7080 추억 이벤트 공연, 골프장 야외극장 상영, 국내 최초 연예인골프구단 대항전 등 그의 활동 행보는 그야말로 광폭이었다.
작년 그린콘서트에 4만5000여명의 관객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서원밸리GC 제공

이종현국장은 “생각해 보니 참 많은 것들을 만들어 골프문화에 기여하려 했는데 이상과 현실은 달랐다”면서 “그래도 이만큼 바뀐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그린콘서트를 기획한 것은 기부를 통해 골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금이나마 타파하고자 하는 평소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러던 중 어느날 극장에서 어린 아이가 빨간풍선을 들고 넓은 잔디밭을 달려 오는 너무나 행복한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그는 “그 잔디밭이 골프장 부지였던 어린이대공원이라는 걸 알고 골프장 잔디를 활용해 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그린콘서트이고 서원밸리에서 2000년 첫 결실을 맺게 됐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그린콘서트는 2회 때부터 5월로 시기를 앞당겼고 10회 때는 무려 2만여 명이 찾는 콘서트로 발전했다. 그리고 코로나19 펜데믹 기간을 제외한 최근 몇 년간은 4만5000여명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서원밸리를 찾았다. 그 중에는 해외 관객 3000여명도 포함돼 있다.

그린콘서트가 K-POP을 대표하는 한류 콘서트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노개런티로 참가한 호화 출연진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BTS, 워너원, 걸스데이, 비스트, 에이핑크, 마마무, DJ DOC, EXID, 비투비, 틴탑, 엠블랙, 빅스 등 지금은 세계무대를 휩쓰는 K팝 스타들이 이 무대를 다녀갔다.

그린콘서트는 기부와 나눔 이벤트다. 매년 이벤트 행사로 모은 자선기금에 서원밸리 골프클럽 회원들, 대보그룹에서 낸 성금을 합쳐 ‘사랑의 휠체어 보내기 운동본부’와 파주시 광탄면의 파주보육원에 보내고 있다. 코로나19로 콘서트가 열리지 못한 기간에도 자선기금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이 국장은 “그린콘서트가 처음부터 이렇게 커질 것이라고 생각 못했다. 매년 다녀가는 관객에게 뭘 더 드릴까 생각하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 냈다. 골프코스에 주차를 시킬 수 있었던 것도 그중의 하나”라고 성공 요인을 설명했다.

그에게 지난 23년간 여정 중 하나도 소중하지 않은 게 없지만 2018년 행사 때 있었던 일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이 국장은 “4시간의 공연을 끝내고 무대에서 허전한 마음으로 내려오고 있는데 인근에 사신다는 촌로께서 ‘사회보느라 수고했다. 이 늙은이가 이런 호사스런 공연을 어떻게 보겠느냐’면서 손수건에서 쑥떡을 꺼내주시곤 종종걸음으로 가시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남을 위해 만든 행사가 오히려 제가 힐링을 받더라”고 했다.

그린콘서트 성공 요인으로 사회 각계각층의 관심과 도움도 간과할 수 없다. 그 중에서 캘러웨이골프의 후원은 행사 전반에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큰 힘이 되고 있다.
86년 아시안게임 체조 국가대표에 선발됐다가 척수장애를 겪고 사랑의 휠체어보내기 운동본부 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소영씨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종현 국장. 서원밸리GC 제공

86년 체조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척수장애 판정을 받은 김소영씨와 함께 23년간 사랑의 휠체어 전달 행사를 하게 된 것도 그린콘서트 성공을 위한 의지를 더 강하게 한 요인이다.

이 국장은 “아마도 지금까지 휠체어 1000여대 이상을 장애우에게 전달한 것 같다. 예전엔 북한에도 보냈다. 지금은 네팔 등 외국 장애우들에게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 국장은 행사 당일이 어머니 기일과 겹쳐 제사에 참석하지 못한 불효를 저지른 적도 있었지만 ‘내가 아닌 남의 행복을 위해 하는 일’이라 결코 멈출 수 없다고 한다.

그는 “그린콘서트의 정신은 베품과 봉사다. 이는 서원밸리 최등규 회장의 인생 철학이기도 하다. 회장님의 전폭적 지원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자발적 재능기부로 참여한 연예엔터테이너 대표와 매니저, 가수 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린콘서트와 얽힌 일화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는 “한번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공연을 중단하려했던 적이 있었다”면서 “그런데 단 한분도 꼼작 않고 박수를 쳐 줘서 끝까지 비 맞고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고 소개했다.

이종현 국장은 “많은 분들이 이 행사를 수익으로 가져가면 노년이 편할텐데 이종현이 참 바보라고 한다”면서 “ ‘너희들은 나중에 먹을 수 있지 않느냐’며 자식들보다는 집에 찾아온 거지들 밥부터 챙겨 주셨던 돌아가신 어머님의 가르침이 몸에 밴 나로서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는 것 같아 그럴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마지막으로 “나보다는 남이 더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행복해지는 것 역시 거부 할 수 없는 부모님의 유전자인 듯하다”면서 “그런 맥락에서 그린콘서트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