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었어?”…챗봇에 음란메시지 보낸 민원인 ‘무죄’

국민일보

“사람이었어?”…챗봇에 음란메시지 보낸 민원인 ‘무죄’

챗봇에 여러 차례 욕설·음란메시지
법원 “상담사가 읽는다는 사실 알고
고의로 보냈다고 단정 어려워”…2심도 무죄

입력 2023-05-25 17:25
챗봇 '서울톡' 화면 캡처.

서울시 120다산콜재단 문자 상담서비스(챗봇)에 수차례 음란 메시지와 욕설 등을 남겼다가 재판에 넘겨진 민원인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3부(재판장 김형작)는 성폭력범죄 처벌법 위반(통신매체 이용 음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재단에서 운영하는 카카오톡 챗봇 ‘서울톡’으로 불법주차 신고 민원을 넣으면서 여러 차례 욕설이나 음란 메시지를 남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0년 7월 음란 메시지 전송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받은 후 민원 제기를 멈췄다. 재단 측은 3개월 뒤 A씨를 고소했다.

A씨 측은 “3년 동안 불법주차로 지속적인 고통에 시달렸다. 전체 신고 민원 282건 중 마지막 38건에 대해 차주의 이름을 넣어서 인공지능 챗봇에 하소연한 것”이라며 “‘상담사가 보고 있으므로 욕설을 삼가달라’는 문자를 받고는 깜짝 놀라서 바로 중지했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메시지를 상담사가 읽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고의로 전송했음이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접수 후 메시지를) 피고인이 (AI의) 형식적 답변으로 이해했을 여지가 있다”며 “피고인은 2020년 7월 ‘서울톡으로 민원을 접수해도 직원이 보고 이관한다’는 메시지를 받고 (욕설 등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1심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도 “검찰 측 증거만으로는 상담사에게 메시지를 도달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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