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중 문열린 아시아나機…살 떨리는 승객들 [영상]

국민일보

비행 중 문열린 아시아나機…살 떨리는 승객들 [영상]

입력 2023-05-26 14:53 수정 2023-05-26 17:36
26일 대구 상공 250여m 지점에서 비상구가 열린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내부 모습. 독자제공, 연합뉴스

대구 상공 250여m 지점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의 출입문(비상구)이 열리는 위험천만한 사고가 벌어졌다.

기내에서 촬영된 영상에는 승객들의 머리카락과 좌석 시트 등이 심하게 펄럭이는 등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승객들은 기내로 불어닥치는 광풍을 무방비로 맞으면서 기체 착륙 때까지 약 10분간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일부 어린 승객들은 기압 때문에 귀가 먹먹해지자 울고 소리를 지르는 등 패닉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승객 9명이 과호흡 등의 증세를 보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가 12시45분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출입문이 갑자기 열렸다.

여객기는 문이 열린 상태로 활주로에 비상 착륙했다.

26일 대구 상공 250여m 지점에서 비상구가 열린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내부 모습. 독자제공, 연합뉴스

이번 사고는 30대 남성 탑승객 1명이 갑자기 출입문을 연 데서 비롯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한 목격자에 따르면 이 남성은 갑자기 출입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승무원과 승객에게 제지당해 안으로 끌려들어 갔다.

해당 남성이 “시간 다 됐는데 왜 도착을 안 하는 거야”라며 손쓸 새도 없이 출입문을 열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해당 남성이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것 같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는 공식 확인된 내용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대구 상공 250여m 지점에서 비상구가 열린 아시아나항공의 여객기 내부 모습. 승객들이 강풍을 맞으며 근심스러운 표정으로 착륙을 기다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대구 동부경찰서는 비상구 문고리를 잡아당겨 비상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위반)로 남성 A씨(33)를 긴급 체포했다.

A씨는 대구공항 착륙 절차에 돌입한 아시아나 항공기 비상구의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방법으로 강제로 열려고 시도해 일부를 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제주에서 혼자 탑승했고, 검거 당시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다. 그는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그는 일반 성인보다 체격이 큰 편이고, 경찰 검거 당시 심리적 불안 증세를 호소하며 혼자 걷지 못했다.

결국 경찰관 대여섯명이 들어서 경찰차에 옮겨야 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상구 좌석에 앉은 승객이 ‘본인이 비상구 레버를 건드렸다’는 진술을 해 경찰 조사 중”이라며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객기의 출입문은 상당 부분 파손된 상태다.

특히 출입문에 연결된 경첩이 강한 바람을 맞고 엿가락처럼 휘어졌다.

이번 사고에서는 기내 산소마스크가 내려오지는 않았다.

산소마스크는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기압 차가 심할 때 좌석 위쪽에서 자동으로 내려오는데, 이번 사고의 경우 그 정도로 기압 차가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기체가 착륙을 위해 지상으로 접근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기압 차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국토교통부는 보고 있다.

26일 오후 제주발 대구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A씨가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사진은 A씨가 대구 동촌지구대에서 대구 동부경찰서로 옮겨지는 모습. 연합뉴스

파손된 출입문 아래쪽으로는 평소 일반인은 보기 힘든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내려와 있다. 슬라이드는 비상구가 열리면 자동으로 에어백처럼 펼쳐지게 돼 있다.

다만 승객들이 이 슬라이드를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사고 당시 승무원들은 착륙을 위해 복도 건너편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좌석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기종은 에어버스 A321 소형 기종인데, 비상구 앞에 승무원이 배치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고 국토부 관계자는 밝혔다.

이 여객기에 탄 194명 중 추락하거나 크게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일부 승객은 매우 놀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제주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당시 해당 여객기에는 오는 27일 울산에서 열리는 소년체전에 참가하기 위해 선수와 코치를 포함한 제주의 육상과 유도 선수단 64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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