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호 태풍 ‘마와르’가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북서진을 북동진으로 방향을 트는 예상 경로를 그렸다. 그 경로를 유지하면 한반도나 일본 열도로 향하게 된다. 지난해 9월 돌연 방향을 틀어 북상한 뒤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 ‘힌남노’처럼 마와르가 ‘C자형’ 급커브를 그릴 가능성이 생겼다.
기상청은 26일 오후 4시 태풍 통보문에서 “마와르가 오후 3시 현재 괌 서북서쪽 약 7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5㎞로 서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와르는 현재 중심기압 905hPa(헥토파스칼)의 초강력 태풍으로, 초속 58m(시속 209㎞)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마와르는 6시간 전인 오전 9시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기상청 전망대로라면 마와르의 강도는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약 1030㎞ 부근 해상까지 다가갈 오는 28일 오전 3시까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된다. 태평양의 따뜻한 습기를 먹고 힘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마와르는 지난 24일 괌을 지나갈 때 나무를 뿌리째 뽑거나 야자수를 옆으로 휠 정도의 강풍을 몰아쳤다. 강우에 따른 침수를 피해 저지대 주민이 대피했고, 항공편은 무더기로 결항됐다. 이로부터 이틀 뒤인 현재 마와르의 힘은 더 강해졌다.
문제는 마와르의 향후 이동 경로에 있다. 마와르는 현재 서진하고 있지만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서 북서진으로 점차 방향을 바꿀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마와르의 예상 경로를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540km 부근 해상에 위치할 30일 오후 3시 북북서진, 타이베이 남동쪽 약 480km 부근 해상으로 이동할 31일 오후 3시 북북동진으로 내다봤다.
힌남노의 경우 지난해 8월 28일 일본 도쿄 남동쪽 해상에서 출현해 서남진하다가 9월 2일 돌연 북상으로 방향을 틀었다. 북동진으로 완전히 바꾸더니 그해 9월 5~6일 제주도와 영남을 할퀴고 지나갔다. 힌남노의 제주도 상륙 당시 중심기압은 940hPa, 최대풍속은 초속 47m(시속 167㎞)로 측정됐다.
마와르는 현재 초강력인 강도가 대만 남동쪽 해상에서 ‘강’으로 두 단계 약화될 수 있다. 기상청은 마와르의 예상 경로가 북동쪽으로 바뀔 때 중심기압을 955hPa, 풍속을 초속 40m(시속 144㎞)로 예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