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살해범' 시민이 목격했지만… "병원 간다" 속여

국민일보

'연인 살해범' 시민이 목격했지만… "병원 간다" 속여

입력 2023-05-27 16:55 수정 2023-05-27 17:09

데이트 폭력으로 조사받은 직후 연인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여자친구가 경찰에 신고해서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서울금천경찰서는 헤어지자는 연인 A(47)씨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김모(33)씨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전날 오전 7시17분쯤 서울 금천구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헤어지자던 연인 A씨를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뒤 달아났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3시25분쯤 경기도 파주시 한 공터에서 붙잡혔다.

김씨는 A씨를 살해하기에 앞서 연인을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 이후 연인 A씨가 경찰에 신고해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자신을 신고한 피해자를 기다렸다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 5시37분쯤 “김씨가 TV를 부수고 서너 차례 팔을 잡아당겼다. 폭행이 아니냐”는 A씨의 신고를 받았다. 두 사람은 오전 4시쯤 금천구 한 PC방에 만난 뒤 A씨 집으로 가던 길에 말다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김씨를 임의 동행해 오전 6시11분쯤까지 조사했다. 이후 피해자인 A씨가 조사를 마친 시각은 오전 7시10분이었다. 김씨는 자기 주소지인 파주로 가는 택시를 잡아주겠다는 경찰관 제안에 “알아서 가겠다”고 했으나 금천경찰서 일대에서 A씨를 기다린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연인 A씨와 함께 자주 가던 PC방 건물 지하주차장에서 A씨의 차량을 발견한 뒤 300~400m 떨어진 A씨 집에서 흉기를 챙겨 나왔다. 이후 A씨 차량 뒤에서 숨어 기다리다가 A씨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민 2명이 김씨와 A씨를 목격했으나 범행을 알아차리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목격자에게 “여자친구가 다쳐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한다”거나, 여자친구가 임신부냐는 질문에 “임신한 게 맞다. 112 신고하지 마라. 차로 가는 게 더 빠르다”고 한 것으로 진술에서 확인됐다.

김씨는 경찰에 “A씨를 차에 태워 병원으로 옮기려고 했으나 병원을 찾던 중 A 씨가 숨을 쉬지 않아 사망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시흥사거리 인근 병원에 가려다가 경기도 고양시 대형병원 쪽으로 차를 돌렸고, 오전 9시쯤 A씨가 호흡을 멈춘 뒤 길을 잘 아는 파주로 향했다고도 했다.

김씨는 지난 21일 A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뒤 인근 PC방에서 나흘간 숙식했고, 잠이 부족해 경황이 없었다고도 경찰에 진술했다. 범행 직후 A씨에게 의식이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오는 30일 A씨 시신을 부검해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 등을 파악하기로 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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