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사진 내려받아 짝사랑 여성에게 보내면 생기는 일

국민일보

SNS사진 내려받아 짝사랑 여성에게 보내면 생기는 일

광주지법 스토킹 유죄 판결

입력 2023-05-28 07:49

카페에서 일하는 여성을 상습적으로 괴롭힌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서 찾은 사진을 출력해 편지봉투에 담아 건네는 등 스토킹을 하다가 처벌됐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8)씨에게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아무런 친밀감도 쌓지 않은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반복된 호감을 표시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김 부장판사는 “A씨는 자신의 호감을 거절당한 것으로 인식할 뿐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며 “A씨의 정신질환 증세가 영향을 준 점, 가족들이 A씨가 재범하지 않도록 관심을 갖고 돌보겠다고 약속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21년 10월 피해 여성 B씨가 종업원으로 일하는 카페에 처음 방문했다. A씨는 연인들이 선물을 주고 받는 2021년 11월 11일과 지난해 2월 14일에 카페를 찾아 B씨에게 빼빼로와 초콜릿을 줬다.

이어 지난해 4월에는 카페 주변에서 만난 B씨에게 “오랜만이네요”라며 말을 걸었지만 “안녕하세요”라는 의례적인 대답만 들었다. 당시 B씨는 A씨와 대화를 거부하고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A씨는 지난해 6월 17일 아침에도 카페 밖에서 기다리다가 B씨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고, 같은 날 오후 3시 30분 카페 밖으로 나온 B씨에게 사진과 편지가 담긴 서류 봉투를 건넸다.

봉투에는 A씨가 몰래 B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을 찾아 출력한 B씨 사진과 ‘나의 천사 ○○’이라는 글귀가 적힌 편지가 담겨 있었다. A씨가 짝사랑하는 B씨와 사귀는 상황을 가정한 내용이었다.

검찰은 A씨가 B씨의 의사에 반해 반복적으로 말을 걸고 몰래 알아낸 SNS에서 내려받은 사생활 사진 등을 건네 불안감을 준 것으로 보고 재판에 넘겼다.

법원 역시 A씨가 B씨에게 무리하게 접근하고 스토킹을 반복해 B씨가 공포심을 갖게 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A씨가 “호감의 표현이 서툴렀다. 싫어하는 줄 몰랐을뿐 스토킹할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벌금 3000만원과 함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장은 “카페 손님과 종업원으로 알게 된 사이에 대화라고 지칭할 만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친밀감을 형성하지 않았다. 편지 내용을 고려하면 이성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다른 성범죄로 징역형 집행을 유예받은 기간에 스토킹을 저질렀으나 재범 근절 의지를 보였고 이번 스토킹 범죄의 위험성이 아주 중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교화의 기회를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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