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차림’ 정유정…살인 후 피해자 옷 꺼내 갈아입어

국민일보

‘교복 차림’ 정유정…살인 후 피해자 옷 꺼내 갈아입어

입력 2023-06-05 04:28 수정 2023-06-05 09:37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부산에서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이후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고 현장을 빠져나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4일 부산 금정경찰서 등에 따르면 정유정은 중고로 구입한 교복을 입고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피해자 A씨의 집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뒤 A씨의 옷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자신이 입고 있던 교복에 범행 흔적이 남자 이를 숨기기 위해 피해자 옷으로 갈아입은 것이다.

앞서 과외 앱을 통해 A씨에게 접근한 정유정은 학부모 행세를 하며 “아이를 보낼 테니 (영어를) 가르쳐 달라”며 약속을 잡았다. 그러고 난 뒤 중고 교복을 사서 자신이 학생인 것처럼 교복 차림으로 피해자 집을 찾아갔다.

정유정은 범행 이후 마트에서 흉기와 락스, 비닐봉지 등 물품을 구입해 자신의 집으로 돌아간 뒤 여행용 가방(캐리어)을 챙겨 A씨의 집으로 돌아와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시신 훼손에 사용한 흉기는 인근 마트에서 구입한 것으로, 중화요리 집에서 주로 사용하는 도구였다.

지난달 26일 부산 금정구 소재 20대 여성 A씨 집에서 A씨를 살인한 후 나온 정유정(23)이 자신의 집으로 가 캐리어를 챙겨 다시 피해자 집으로 향하고 있다. KBS 보도화면 캡처

포렌식 결과 정유정은 취업을 준비하면서 범행 석 달 전인 올해 2월부터 온라인에서 ‘살인’ 등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소에 방송 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범죄수사 프로그램을 많이 보며 살인에 관심을 키운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전에 ‘살인’ ‘시신 없는 살인’ ‘살인 사건’ 등을 검색한 데 이어 지역 도서관에서 범죄 관련 소설도 빌려본 사실이 드러났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A씨의 집에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한 뒤 여행용 가방에 담아 택시를 타고 낙동강 인근 숲속에 시신 일부를 유기했다. 시신을 유기한 풀숲은 평소 정유정이 자주 산책하던 곳이었다. 범행은 혈흔이 묻은 캐리어를 숲속에 버리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의 신고로 드러났다.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유정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 없이 할아버지와 지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거 직후 “이미 모르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고 있었고 나에게 시신을 유기하라고 시켰다” “피해자와 다투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등의 거짓말을 일삼다가 체포 닷새 만인 31일 결국 “살인해보고 싶어서 그랬다”며 범행을 자백했다.

경찰은 지난 2일 오전 정유정을 살인 및 사체 유기 등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사건을 송치받은 부산지검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송영인)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범행 동기와 수법 등 사건의 실체를 명백히 밝혀 죄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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