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아 노조, 역대급 임금인상에 ‘주 4.5일제’ 요구

국민일보

[단독] 기아 노조, 역대급 임금인상에 ‘주 4.5일제’ 요구

주 4.5일제 도입·동희오토 법인 통합 ‘협상 카드’

입력 2023-06-05 17:16 수정 2023-06-05 17:19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 노동조합이 올해 임단협에서 역대급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배분도 원한다.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초로 7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낸 점을 감안하면 성과급에만 2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하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기아 노조는 제조업 최초로 단체협약 교섭 테이블에 ‘주 4~4.5일제 도입’을 올릴 전망이다. 임금피크제를 없애고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나이에 도달하기 한 해 전까지 정년을 연장하자는 안건도 넣었다. 동희오토 법인 통합도 ‘협상카드’ 가운데 하나로 떠올랐다.

5일 기아에 따르면 노조 집행부는 이런 내용의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별도 요구안을 마련했다. 오는 7일부터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30건 이상의 안건을 논의해 사측에 제시할 최종 요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기아의 지난해 기본급 인상액은 호봉승급분을 포함해 9만8000원이었다. 올해는 전국금속노조 방침에 따라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을 제시하기로 했다. 통상 협상 과정에서 인상 폭이 줄어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지난해 대비로 90% 가까이 인상률을 높인 셈이다. 기본급 대비로는 7~8% 올린 수준이다.

성과급 기준표를 도입해 매년 영업이익의 30%를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지난해 기아 영업이익은 7조2331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30%에 해당하는 2조1699억원을 성과급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다만 기준표를 만들면 업황에 따라 성과급 수령액 편차가 커질 수 있다. 내부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지난해 순이익의 30%(주식 포함), 상여금 900% 등의 내용을 담은 노조안을 확정해 사측에 전달했다.


또한 노동시간을 줄이고 정년을 늘리는 안건을 놓고 기아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사측에선 생산성 저하는 물론 인건비 추가 부담이 불가피한 사안이다. 기아 노조 집행부 일각에선 주 4일 근무제까지 거론됐으나, 주 4.5일 근무제가 협상안으로 현실적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제조업체의 노사 임단협에서 주 4.5일 근무제 도입 논의가 이뤄지면 새로운 이정표를 쓰는 것이다.

정년 연장은 ‘단골 메뉴’지만 사측은 고민이 많다. 극심한 고령화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도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국민연금을 받기 전년도, 즉 만 64세까지 정년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한다. 사측은 매년 숙련 재고용, 시니어 촉탁제도로 1년씩 한시 연장하는 식으로 ‘방어’하기에 급급하다.

한편 기아에서 지난 2001년 합작으로 설립한 동희오토와의 법인 통합이 올해 협상 안건으로 오를지도 관심이다. 기아 노조는 동희오토와의 ‘물리적 결합’을 통해 조합원 세력을 확대하고 안정적 일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연월차와 휴일·심야근로 수당에 대한 차액 계산방식 폐기, 중식 1시간 복원 및 유급화 같은 각종 수당 인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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