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45세 나이에 약 9300만엔(약 8억4000만원)을 모은 남성의 식단이 알려져 화제다.
일본 매체 ‘엔카운트’는 4일 “20년 넘게 직장을 다니며 45세의 나이에 9300만엔을 저축한 누리꾼이 화제가 되고 있다”며 이 남성의 자린고비 식단을 소개했다.
지난달 18일 닉네임 ‘절대퇴사맨’은 트위터에 ‘오늘의 저녁 식사’라며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김가루가 뿌려진 밥, 매실장아찌 1개, 계란말이 1개가 전부였다.
퇴사맨은 “늘 그렇듯 아주 평범한 식단이지만 계란은 이제 사치품”이라며 “이런 생활을 20년 이상 해서 저축한 돈이 9300만엔이 넘었다”고 썼다. 이어 “이젠 무얼 먹어도 맛있게 느껴질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이 게시물은 약 2000만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밖에도 메뉴 구성을 다르게 한 검소한 식단 사진을 공유하고 있다.
건강이 우려된다는 일부의 지적에 그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며 “너무 담백한 식습관 때문에 의외로 괜찮다. 호화로운 음식을 먹는 것보다 검소한 식단이 더 건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절대퇴사맨이라는 닉네임처럼 저축한 돈으로 정년보다 일찍 퇴사하고자 하는 ‘파이어족’(조기은퇴 희망족)이다.
그는 이렇듯 최대한 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20년간 벌어들인 소득을 거의 모두 저축했다고 매체에 전했다.
그는 “정확히 계산해 보니 9470만엔(약 8억6000만원)을 모았다”며 “주식 투자에는 재능이 없어 거의 하지 않았고 주로 월급을 저축했다. 생활비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지출은 적립한 포인트로 충당하는 이른바 월 ‘0원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0원 생활’이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식사 등을 해결하는 것으로, 가령 편의점 무료 쿠폰으로 교환한 에너지 음료를 아침 식사로 대신하는 식이다.
이어 그는 “20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을 모두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라며 “1억엔(약 9억)에 퇴직금을 더한 게 최종 저축 목표로, 조기 은퇴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가 모은 돈에 비하면 실생활은 매우 소박한 편이다.
그는 “월세 3만엔(약 27만원)이 채 되지 않는 저렴한 집에서 살고 있다”며 “야근과 출장이 많아 집은 전혀 신경쓰이지 않는다. 목욕탕과 화장실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상당히 낡은 다다미와 벽을 갖고 있어 지진이 나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 기본적인 가전제품은 구비해두고 있지만 이 또한 모두 가장 저렴한 제품을 쓰고 있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대단한 사람”, “이미 돈이 많은데도 사치스럽지 않다”, “원래 이게 일본인의 식단이 아닌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