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 맞고 가족 기다려요” 번식견 모띠의 견생2막 [개st하우스]

국민일보

“주사 맞고 가족 기다려요” 번식견 모띠의 견생2막 [개st하우스]

한재웅 수의사의 위액트 보호소 의료지원 현장
번식견에서 반려견으로…모띠와 벼리의 가족 찾기

입력 2023-07-29 00:01
개st하우스는 위기의 동물이 가족을 찾을 때까지 함께하는 유기동물 기획 취재입니다. 사연 속 동물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면 유튜브 '개st하우스'를 구독해주세요.

지난 24일, 한재웅 수의사가 경기도 용인 위액트 보호소에서 동물의료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개 16마리에게 기본 검진 및 3종 예방접종을 제공했다. 용인=최민석 기자

(함형선 위액트 대표) “이 친구는 5살 모띠예요. 지난달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미니푸들이고요. 종캔(종합백신+캔넬코프 예방백신) 접종 대상이에요.”
(한재웅 수의사) “다행히 치아 상태가 크게 나쁘지 않네요. 주사 놓을 테니 아이를 안아주세요. 모띠~! 모띠 잘했어. 접종 끝났습니다”

지난 24일, 노원N동물병원 한재웅(48) 수의사는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동물구조단체 위액트의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해 의료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최근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15마리의 번식견이 대상입니다.

푸들인 모띠는 진료봉사를 받기로 한 15마리 중 첫번째였습니다. 한 수의사가 모띠에게 백신 2종을 접종하는데 걸린 시간은 딱 10초. 뾰족한 주사바늘이 엉덩이를 거듭 찔렀지만 숙련된 솜씨 덕에 접종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이어 모디의 입안과 뒷다리를 들여다봤습니다. 푸들에게 흔한 구강염이나 슬개골 탈구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다행히 모띠에게는 건강하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모띠를 시작으로 15마리가 진료 및 접종을 전부 마치는데 걸린 시간은 1시간30분. 당초 4시간을 예상했지만 보호소 봉사자들이 보정(동물을 붙잡아 진료를 보조하는 행위)에 능숙한데다 개들의 사회성이 좋아서 예상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진료를 마쳤습니다.

한재웅 수의사가 번식장에서 구조된 15마리 개에게 의료지원하는 모습. 유튜브 재끼찬 촬영팀 제공

한 수의사는 “보통 보호소 봉사를 나서면 한두 번은 물림사고가 있는데 이례적으로 무사히 마쳤다”면서 “보호소 측에서 개체별 접종 리스트를 미리 준비하는 등 체계적으로 의료진을 도운 덕분”이라고 감탄했습니다. 실제로 위액트는 수의사 방문 2시간 전부터 보호소 공터에 책상과 주사기 등을 배치해 간이 진료소를 꾸리고 개들을 진료 순서대로 10여개 이동장에 담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보호소 의료지원, 필요한 준비는?

의료지원을 받은 15마리는 지난 6월 위액트가 경기도 남양주의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한 개들입니다(지난 7월 22일 기사 “한해 2천마리 ‘생산’…강아지공장 내부를 보니”). 당시 위액트는 현장에서 발견된 번식견 300마리 중 30마리를 구조해 자체 보호소에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긴급구조의 여파로 위액트는 보호공간과 예산 부족 등 운영난을 겪고 있었습니다. 함 대표는 “주차장을 개조한 임시공간에 아이들을 옮기고 전염병 검사를 마치는 등 응급처치만 해둔 상태였다”면서 “건강검진이 시급했지만 예산과 인력이 부족해서 동물병원을 찾아갈 수 없었다”고 그간의 사정을 전합니다.

한두 마리도 아닌 수십 마리의 동물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 마리씩 이동장에 담고 이동차량에 실어 병원까지 나르려면 그만한 인력과 차량이 필요합니다. 예방접종, 중성화수술 등 필요한 처치에 따라서 마리당 6만~20만원의 비용도 발생하죠. 그래서 동물단체와 보호소 운영자들이 가장 절실한 지원으로 꼽는 게 의료봉사입니다.

지역별로 지자체 및 지역 수의사협회가 협의해 연 2~3차례 민간 보호소 의료지원이 이뤄지기는 합니다. 하지만 자격요건이 까다로워서 실제 지원을 받는 단체는 많지 않죠. 그조차도 협회의 노력으로 간신히 지탱해나가고 있습니다. 경기도 수의사회 이성식 회장은 “최소 500만원에 달하는 의약품 비용은 지자체 보조금과 협회 후원금으로 충당한다”며 “무급으로 일할 수의사 10명을 모집하는 등 준비할 것이 많다”고 설명합니다.

조윤주 수의사는 “봉사활동에도 참여하는 전문가만 계속 참여하고 그분들이 지치면 동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호소 의료지원을 지속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비롯해 봉사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조 수의사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에서 동물보호소 의학(Shelter medicine) 과정을 수료한 이 분야 전문가죠.

의료지원을 받는 보호소도 사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보호 중인 동물의 이름, 중성화 여부, 1~6차에 이르는 예방접종 현황, 질병 이력, 성격 등을 담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야 합니다. 또한 진료하는 동안 동물을 붙잡고 진정시켜줄 숙련된 봉사자도 다수 확보해야 하지요. 한 수의사는 “동물의 접종 현황을 파악하지 않거나 평소 충분히 교감해 동물의 사회성을 길러주지 못한 보호소는 의료봉사를 제공하기 매우 어렵다”고 합니다.

번식견에서 반려견으로…벼리와 모띠의 가족을 모집합니다

한 수의사는 의료지원을 마치고 2마리의 소형견을 자세히 살폈습니다. 번식장에서 구조된 뒤 건강과 사회성을 회복한 5살 미니푸들 모띠와 1살 몰티즈 벼리입니다. 위액트 함 대표는 “두 아이는 사람을 좋아하고 비교적 건강해 입양준비를 마쳤다”며 한 수의사에게 검진을 맡겼습니다.

한재웅 수의사가 입양준비를 마친 푸들 모띠와 몰티즈 벼리를 진료하는 모습. 유튜브 재끼찬 촬영팀 제공

모띠는 3㎏ 남짓한 아담한 암컷 푸들입니다. 번식장 구조 당시 다른 모견이 낳은 강아지들에게 젖을 먹이는 등 유모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다행히 건강상에 문제는 없는 녀석. 하지만 낯선 수의사 품에 안기자 모띠가 긴장했는지 얼어붙더군요. 번식장에서 맞고 자란 개가 사람의 손길에 흔히 보이는 반응입니다. 함 대표는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라서 좋은 가족을 만나면 금세 마음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벼리는 3.5㎏의 몰티즈 암컷입니다. 오랜 철장 생활로 다리 근육이 약해져 3~5분 뛰다 쉬기를 반복하는 딱한 녀석. 하지만 쾌활한 성격으로 한 수의사를 맴돌며 뜀박질을 쉬지 않았습니다. 걱정스러운 점은 눈가에 짙은 갈색으로 남은 눈물자국이었습니다. 눈물자국의 원인은 다양한데 털이 안구를 찔러 눈물이 나거나 눈물샘을 이물질이 막아 눈물이 새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수의사는 “눈물자국에 대한 치료는 비교적 간단하다. 나중에 입양자가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쉽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번식견에서 반려견으로 나아가는 모띠와 벼리의 가족을 모집합니다. 관심있는 분은 인스타그램 ‘위액트’를 검색해 입양신청해주시기 바랍니다.


✔번식견에서 반려견으로. 푸들 모띠와 몰티즈 벼리의 가족을 모집합니다

*푸들 모띠
- 5살 암컷(중성화 완료), 3.15㎏
- 사람을 좋아하고 얌전한 성격
- 배변패드를 잘 사용하고, 잔짖음이 없음. 다른 동물에게 질투가 있음
- 큰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에게 다소 겁이 있음

*몰티즈 벼리
- 1살 암컷(중성화 완료), 3.4㎏
- 활발하고 사람을 좋아함. 다른 동물과 친화력이 좋음.
- 배변패드를 잘 사용하고, 큰 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두려움을 느낌

✔입양에 관심있는 분은 아래 링크의 입양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 푸들 모띠 신청서: https://zrr.kr/Lipq
- 몰티즈 벼리 신청: https://zrr.kr/5i6a

✔모띠, 벼리는 개st하우스에 출연한 116, 117번째 견공입니다 (95마리 입양 완료)
입양자에게는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동물의 나이, 크기, 생활습관에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후원합니다.



이성훈 기자 최민석 기자 tell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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