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기저귀 싸대기’ 사건, 국민청원 5만명 넘겼다

국민일보

‘똥 기저귀 싸대기’ 사건, 국민청원 5만명 넘겼다

청원 요건 갖춰 국회서 논의
학부모는 ‘아동학대’ 있었다고 주장

입력 2023-09-18 05:41 수정 2023-09-18 10:21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똥기저귀'를 맞은 뒤 촬영한 사진. JTBC 보도화면 캡처

세종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똥 기저귀를 얼굴에 맞은 사건과 관련한 국회 국민동의청원 동의자가 5만명을 넘어섰다. 청원 요건을 갖추게 되면서 이 청원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돼 정식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18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올라온 ‘어린이집 교사의 보호에 관한 청원’ 글은 나흘 만인 지난 16일까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국민동의청원은 공개일로부터 30일 안에 5만명 이상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된다. 소관 상임위원회의 심사와 본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 또는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어린이집 교사 보호에 관한 국회 청원이 5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이른바 ‘똥 기저귀 사건’은 지난 10일 세종의 한 어린이집 교사 A씨가 학부모 B씨로부터 B씨의 자녀가 사용한 기저귀로 맞은 사건이다. B씨의 자녀가 다른 원생으로 인해 몸에 상처를 입자, 원장과 교사 A씨가 사과를 하기 위해 병원에 찾아갔다가 벌어진 일이다. 화가 난 B씨가 자녀가 사용한 기저귀를 A씨의 얼굴을 향해 던졌고, A씨는 얼굴에 인분을 뒤집어쓰게 됐다.

교사 A씨의 남편은 청원 글을 통해 “막장 드라마의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이야”라며 “아내 얼굴 반쪽이 똥으로 덮여 있는 사진을 봤다”고 분노했다.

남편은 “올 초부터 어린이집에 지속적으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하는 학부모로 인해 고통받는 와이프를 보며 퇴사를 강하게 권유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됐다”며 “아동학대를 주장하는 학부모에게 사과하러 방문한 와이프의 얼굴에 똥 묻은 아기 기저귀를 펼쳐 얼굴을 가격한 학부모를 경찰서에 고소하고 이 글을 적는다”고 설명했다. 교사 A씨는 학부모 B씨를 폭행·상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이어 “(학부모가 주장하는) 아동학대는 경찰이 조사해 결과가 나오면 처벌받겠다”면서 “나쁜 교사는 처벌을 할 수 있는데 나쁜 학부모를 피할 수 없는 교사들은 어떻게 하나. 교사도 방어할 수 있는 방패를 제도화해 달라”고 촉구했다.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똥기저귀'를 맞은 뒤 촬영한 사진. JTBC 보도화면 캡처

반면 학부모 B씨는 여전히 아동학대를 주장하고 있다.

B씨는 똥 기저귀 사건이 공론화된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기저귀를 (선생님에게) 투척한 것은 잘못된 일이고 이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이 사건은 정서적 아동학대를 당한 학부모의 절규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B씨는 어린이집 낮잠 시간에 아들이 놀이방에서 또래들과 자지 않고, 붙박이장처럼 좁고 깜깜한 방에서 혼자 자는 등 학대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아이가 집에서 갑자기 ‘어두운 방에서 혼자 자는 거 무서워’라는 말을 하길래, 어린이집에 확인했으나 처음에는 그런 적이 없다고 했다가 CCTV를 확인해보겠다고 하니 그때야 ‘아이가 원해서 그랬다’고 말을 바꿨다”면서 “골방처럼 좁고 캄캄한 공간에 아이를 혼자 재웠다는 사실을 알고 오열했다”고 했다. 이에 지난 9일 담임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다음 날 벌어진 똥 기저귀 사건에 대해서는 “보호자 외에 출입이 금지된 입원실에 미리 알리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들어와서 당황했다”면서 “온종일 잠을 못 자고 아파하는 둘째와 첫째를 모두 돌보다가 갑자기 찾아온 교사를 보고 그동안 쌓인 분노가 터졌다”고 해명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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