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국수 항저우에 모인다…“누구나 태극마크가 꿈”

국민일보

亞 국수 항저우에 모인다…“누구나 태극마크가 꿈”

입력 2023-09-18 17:19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국가대표팀이 지난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한국 선수단 결단식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압박감이 없을 순 없죠. 다만 저와 코치들 선에서 처리해야 합니다. 선수들에겐 성적 부담이 마이너스가 되면 안 된다고 당부했습니다.”

바둑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메달 획득이 유력한 종목이다. 남자 개인전·단체전과 여자 단체전 총 3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휩쓸 것이란 전망도 있다. 목진석 대표팀 감독도 조심스럽게 “객관적 전력상 우리와 중국이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 아니겠냐”고 말할 정도다.

이유 있는 기대다. 처음 아시안게임 종목에 채택된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대표팀은 남·녀 단체전과 혼성 페어에 걸린 금메달 3개를 독식했다. ‘바둑 종주국’ 중국의 콧대를 적진 한복판에서 꺾고 한국 바둑의 위상을 드높인 성과였다.

1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둑 최강국을 논할 때 한국은 빠지지 않는다. 이번 대회 남자 개인전에 출전하는 신진서 9단은 현시점 세계 랭킹 1위의 최강자다. 지난달 열린 최고 권위의 세계 기전 응씨배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개인전에 나서는 박정환 9단은 광저우 대회 당시 남자 단체전과 혼성 페어 2관왕을 거머쥐었다.

여자 기사 중엔 최정 9단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118개월 동안 쉬지 않고 한국 여자 바둑의 정상을 지켜 온 그는 항저우에서도 대표팀의 ‘상수’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내 여자 랭킹 2~4위인 김은지·오유진·김채영도 제 몫을 해내리란 평이다.

그러나 자만은 금물이다.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최정상급 기사들이 한데 모이기 때문이다. 가장 변수가 많은 쪽은 남자 단체전이다. 국내 랭킹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양신박변’(신진서 박정환 변상일 신민준)에 김명훈과 이지현이 뒤를 받친다. 강한 전력이지만 최대 라이벌인 중국도 커제와 양딩신을 필두로 탄탄한 진용을 짰다. 전원 세계 랭킹 20위 이내의 강자들이다. 대만도 얕볼 수 없다. 여자 단체전에선 일본이 만만찮다.

관건은 체력이다. 흔히 치열한 지략 싸움에만 관심을 두지만 수 시간 동안 대국에 집중하려면 근력과 지구력이 필수다. 더구나 이번 대회 대국 일정은 통상적인 기전보다 빡빡하다. 선수들이 출국을 앞두고 저마다 근력 운동이나 유산소 운동 등으로 몸을 만들고 있는 이유다.

개인전을 치러야 하는 신진서 박정환에겐 전략적인 체력 안배도 필요하다. 상대에 맞춰 최적의 카드를 기용해야 한다. 그렇기에 1992년생으로 선수 중 최연장자인 이지현 9단의 활약이 필요하다. 지난 15일 서울 성동구 한국기원에서 만난 그는 “누구라도 태극마크를 다는 게 꿈일 것”이라며 “단상 가장 높은 곳에서 태극기를 바라보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준비했다”고 강조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번 대회 1인당 제한시간은 1시간이다.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물리적으로도 촉박한데 국제대회 중압감까지 겹치면 뜻밖의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목 감독은 “현지 음식이나 잠자리도 컨디션 관리에 중요한 변수”라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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