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 우려에 경쟁 심화까지… 中 ‘전기차 굴기’ 타격받나

국민일보

디플레 우려에 경쟁 심화까지… 中 ‘전기차 굴기’ 타격받나

입력 2023-09-19 06:03

전기차 패권을 빠르게 장악하던 중국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데다 업체간 경쟁도 과열되면서 공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언젠가는 전기차 세상이 올 거라고 판단하고 오래 전부터 자국 전기차 업체에 세제 등 혜택을 몰아줬다. 세계 최대 내수시장인 중국의 ‘애국주의 소비가 더해지면서 중국 전기차 업체는 빠르게 성장했고 해외시장에 침투했다. 기초체력이 충분히 쌓였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 보조금 혜택을 폐지했다. 그런데 마침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이와 맞물려 테슬라를 중심으로 ‘전기차 가격 전쟁’이 펼쳐지면서 중국 업체의 ‘가성비’ 경쟁력도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파상공세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정부 지원이 줄자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다. 이는 경쟁사에 대한 허위 비방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자동차공업회는 지난 3월 ‘자동차 산업 댓글알바 공동 대응 이니셔티브’를 출범했다. 경쟁 심화는 중소형 업체들은 더 큰 위기로 몰고 갔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현재 현금 보유고가 고갈되고 있다. 지난 2분기 연속 판매 부진의 여파다. 니오는 최근 UAE 투자기관인 CYVN에 지분의 7%를 넘기고 현금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받았다. ‘WM모터’는 부채에 시달리자 올해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해 6월만 하더라도 몸값이 70억4000만달러(약 9조1625억원)에 달하던 ‘웨이마자동차’는 누적 적자 확대로 지난 5월 하이난성에서 운영하는 매장 6개를 폐쇄했다. 조엘 잉 자동차 분석전문가는 “전기차 스타트업은 내연기관 자동차 제조업체들보다 이런 경쟁에 취약하다”고 진단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전기차 산업에 뛰어든 중국의 대형 부동산업체들도 위기에 맞닥뜨렸다. 중국 신경보에 따르면 장쑤성 쿤산시 인민법원은 지난 8일 ‘바오넝자동차’의 자회사인 ‘쿤산 쥐촹 신에너지 과학기술유한회사’의 파산을 결정했다. 바오넝자동차는 대형 부동산업체인 바오넝그룹이 2017년 세운 자동차 회사다. 부동산개발업체 헝다그룹 계열사인 헝다자동차는 올해 상반기 68억7300만 위안(약 1조2500억원)의 순손실을 봤다.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이 디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 전기차 산업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면 구조조정 속도가 더욱 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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