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집 PC서 나온 하드디스크, 결국 최강욱 잡았다

국민일보

조국 집 PC서 나온 하드디스크, 결국 최강욱 잡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집유 2년 확정
조 전 장관 자택 PC 증거능력 인정
“PC 소유·처분권 자산관리인에게 양도한 것”

입력 2023-09-18 18:44 수정 2023-09-18 19:40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인턴 확인 경력서를 허위로 써준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이 18일 대법원에서 상고심 선고 공판을 마치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업무방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조국 전 장관 부부의 입시비리 사건과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 대법원은 앞서 동양대 휴게실 PC의 증거능력을 인정하면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 유죄를 확정했는데, 18일 최 의원 사건에서는 조 전 장관 자택에 PC 증거능력도 인정했다. 조 전 장관 역시 두 PC에서 나온 증거를 바탕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상황이라 향후 항소심 재판의 입시비리 유죄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 의원은 2017년 10월 자신이 일하던 법무법인 청맥의 허위 인턴확인서를 조 전 장관 아들에게 발급해 대학원 입시에 활용하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됐다. 핵심 증거인 인턴확인서는 조 전 장관 자택 PC에서 나왔다. 이 PC는 정씨가 자녀 입시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자 자신의 자산관리인 김경록씨한테 맡겨 은닉한 PC였다. 김씨는 증거은닉 혐의 공범으로 수사받던 중 PC 하드디스크를 검찰에 임의제출했다.

대법원 판례는 범죄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와 그 외의 전자정보가 혼재된 저장매체를 수사기관이 압수했을 경우 피압수자 혹은 변호인 참관 하에서만 범죄 관련 사실을 탐색·추출할 수 있도록 한다. 최 의원 측은 문제의 PC 실소유자는 조 전 장관 부부이기 때문에 검찰이 ‘실질적 피압수자’인 부부는 배제하고 김씨 참여권만 보장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는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을 꺼내든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날 1·2심과 마찬가지로 조 전 장관 자택 PC 증거는 위법 수집 증거가 아니라고 결론 냈다. 최 의원과 과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에서 활동했던 이력이 있는 김선수 대법관이 사건을 회피한 상황에서 대법관 9대 3 의견으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정씨가 하드디스크를 김씨에게 건넨 의도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정씨가 하드디스크 존재 자체를 은폐할 목적으로 김씨에게 건넸고, 이는 자신과 하드디스크 사이 연관성을 없애겠다는 의도로 평가할 수 있다”며 “정씨가 지배·관리처분권을 포기하거나 김씨에게 양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소유 및 처분권이 사실상 김씨에게 넘어갔기 때문에 검찰이 조 전 장관 부부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어도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씨에 대한 징역 4년 확정 판결 때 동양대 PC를 적법 증거로 인정했던 판례가 이번 사건에도 적용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주심 오경미 대법관과 민유숙·이흥구 대법관은 “저장매체의 실소유자가 별도로 존재하고 압수수색으로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실소유자에게도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2심이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입시비리 사건도 동양대 PC와 자택 PC에서 나온 증거들을 기반으로 혐의가 구성돼 있다. 조 전 장관 측은 1심에서 두 PC의 증거 능력을 부인하는 전략을 썼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1심은 지난 2월 조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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