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유엔 총회로 리더십 시험대…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홀로 참석

국민일보

바이든, 유엔 총회로 리더십 시험대…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홀로 참석

입력 2023-09-19 07:42 수정 2023-09-19 08:31

19일(현지시간) 개막되는 제78차 유엔총회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하는 유일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정상이다.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들을 중심으로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어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 유지가 최대 숙제가 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강력한 글로벌 지원을 유지하는 분명한 의제를 지니고 있지만, 올해는 이를 실행하는 것이 특히 어려울 것”이라며 “전쟁으로 인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개발도상국에서는 모스크바와 키이우 간의 협상 타결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올해 모임은 개발도상국과 저개발국 중심의 비공식 그룹인 ‘남반구’ 국가들의 증가하는 요구에 맞춰 기획됐다”며 “아프리카나 남미 국가들은 러시아와 경제·외교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경제적 영향을 우려해 서방 제재 시행을 못마땅해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회의에는 미국을 제외한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등 다른 안보리 상임이사국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에도 불참했다. 그러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불참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프랑스는 파리를 방문하는 영국 찰스 3세 국왕 일정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영국은 수낵 총리 불참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다.

NYT는 “유엔 안보리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임이사국 간 분열로 (기능이) 마비돼 주요 분쟁을 해결하는 노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주요국 정상의 불참은 유엔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리처드 고완 국제위기그룹 유엔 담당 국장도 “유엔 외교가 절벽에 내몰렸다. 주요 강대국 간 긴장이 조직에 점점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현재 유엔 상황은 암울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총회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반토의 첫날 두 번째 연사로 나서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 등 글로벌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 단결을 호소할 전망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가 반격에서 진전을 이루고, 러시아가 북한과 같은 불량 정권에 지원을 계속 요청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이뤄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글로벌 지원 강화 등을 언급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커비 조정관은 또 “북러간 어떤 거래도 러시아가 서명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우리는 양측이 책임질 수 있도록 어떻게 협력할 수 있을지 유엔 파트너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유엔 연설에서 기능 마비 비판이 제기된 안보리 구조 개혁도 주장할 계획이다. 커비 조정관은 “대통령의 초점은 안보리 상임 및 비상임 이사국을 모두 포함해 더욱 포괄적이고 규모가 큰 구성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한 국가와 별도 회담도 예정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우크라이나의 ‘전쟁책임론’을 제기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양자 회담한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은 전쟁 장려를 중단하고, 평화에 관해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중국이 공을 들여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회담하고 무역과 기후변화, 지역 안보 문제를 논의한다. 미국 대통령이 이들 정상과 회담하는 건 처음이다.

폴리티코는 “주요국 지도자들의 불참은 바이든 대통령에겐 반가운 부재가 될 수 있다”며 “아프리카나 남미, 아시아 국가에 대한 관계 개선 노력을 강화하고,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멀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 이후 처음 유엔 총회 현장에 직접 참석해 연단에 선다. 20일 오후에는 룰라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