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단체 공법단체 전환 이후 ‘진흙탕 싸움’

국민일보

5·18 단체 공법단체 전환 이후 ‘진흙탕 싸움’

고소 고발 등 집안 다툼.

입력 2023-09-19 14:52

광주지역 특정 5월 단체가 공법단체 전환 1년여 만에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정부 지원금 횡령 의혹과 내부 분열로 고소·고발 등이 잇따르고 있다.

19일 유족회와 부상자회, 공로자회 등 5·18 3개 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공법단체 전환 이후 정부에서 지원금을 받고 다양한 공익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회원 수 등을 기준으로 한 지난해 정부 지원금은 부상자회가 7억 7000만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공로자회 6억 8000만원, 유족회 3억 9000만원 등 총 18억 400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5·18정신 선양이나 회원 복지 등을 위해 사용해야 할 지원금과 외부 기부금을 부상자회 특정회원 A씨 등이 쌈짓돈처럼 썼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부상자회 황일봉 회장은 A씨 등이 사용한 법인카드 대금 결제와 무료급식소 사업비 지출 등이 부당하게 집행됐다며 비선 실세로 거론되는 A씨 등을 주동자로 지목해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다.

황 회장과 공로자회 정성국 회장은 지난 13일 자신들을 ‘바지사장’이라고 표현하면서 A씨를 횡령·배임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 A씨가 단체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을 뿐 아니라 공문서를 허위로 꾸며 친인척을 채용한 뒤 인건비를 빼돌리고 무료급식소 운영비까지 착복했다는 것이다.

황 회장은 “부상자회를 대표하는 회장으로서 그동안 5·18의 헌법전문 수록과 국가유공자 승격 등 대외활동에 전념하고 내부 살림은 A씨 등이 주로 해왔는데 부적절한 회계처리가 더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선 A씨는 최근 내부감사를 진행한 감사 2명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게 됐다.

앞서 A씨는 긴급 이사회 개최를 제안해 황 회장 해임·직무정지와 함께 지출 승인 안건을 처리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황 회장이 신청한 이사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무산되기도 했다.

첨예한 내부 분열도 이어지고 있다. 부상자회 상벌심사위원회는 지난 7일 특전사 동지회와 대국민 공동선언식 독단 추진, 4·19 공법단체와 정율성 역사공원 규탄 광고 게재 등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며 황 회장 징계를 안건으로 상정했다.

이에 황 회장은 곧바로 상벌위원 전원을 회장 권한으로 직위해제했고 이에 반발한 상벌위원들이 황 회장을 업무방해혐의로 즉각 고소하는 등 집안싸움으로 번졌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유족회를 제외한 2개 5월 단체의 내부 자정 기능이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40여 년 전 총칼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던 5·18 정신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집행부를 사퇴시킨 뒤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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