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6위에 졌다고 라켓 박살낸 112위 권순우…“경솔했다”

국민일보

636위에 졌다고 라켓 박살낸 112위 권순우…“경솔했다”

자필 사과문 공개 “경솔한 행동 반성”
장미란 문체부 차관도 유감 표명

입력 2023-09-26 14:04 수정 2023-09-26 16:43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에 출전한 권순우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라켓을 박살내고 있다. 웨이보 캡처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비신사적인 행동으로 비판을 받은 한국 테니스 간판 권순우(26·당진시청)가 자필 사과문을 통해 “경솔한 행동을 한 점 진심으로 후회한다”고 고개 숙였다. ‘역도 영웅’ 출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권순우의 행동에 유감을 표명하며 선수단에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권순우는 26일 오후 대한체육회에 전달한 사과문에 “경기가 종료된 직후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했다”며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며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권순우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636위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 패한 뒤 보인 비매너 행동에 대해 자필 사과문을 냈다. 대한체육회 제공

대한테니스협회는 권순우의 행동이 논란이 되자 “권순우가 이날 오전에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서 상대에게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권순우는 상대 선수에게 ‘경기 잘 하라’고 얘기했고 상대 선수도 ‘괜찮다’고 하며 서로 잘 풀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권순우는 전날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22·636위)에게 세트스코어 1-2(3-6, 7-5, 4-6)로 패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2회 우승을 하며 이번 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했던 세계 랭킹 112위 권순우에겐 충격적인 결과다.

문제는 경기가 끝난 뒤 나온 권순우의 행동이었다. 패배한 권순우는 분을 이기지 못하고 라켓을 수차례 코트 바닥에 내리쳤다. 라켓이 박살 난 뒤에도 의자를 두 차례 더 내리쳤고, 짐을 챙기다가도 다시 라켓을 집어들어 코트를 내리쳤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에 출전한 권순우가 25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패한 뒤 라켓을 박살내고 있다. 웨이보 캡처

또 권순우는 상대 선수인 삼레즈가 청한 악수를 무시했다. 경기 후 양 선수가 악수하며 인사하는 것은 테니스의 오래된 예절이다.

권순우의 비신사적인 모습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져나왔다. 이후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이 담긴 영상은 유튜브와 SNS 등을 통해 빠르게 공유됐다.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 등 해외에서도 권순우의 행동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장 차관은 최윤 아시안게임 선수단장에게 전화해 “아쉬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 대회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국제무대이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고,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오늘 있었던 문제 행동은 상당히 유감이며 다시는 대한민국 선수단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부탁한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권순우의 비매너 행동에 대해 팬들이 낸 비판의 목소리를 소개했다. 매체는 “한 팬은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사가 눈을 사랑하는 것처럼 테니스 선수도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이 지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다른 팬은 ‘스포츠맨십이 없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권순우의 이같은 행동에 징계 가능성도 언급하지만 대한테니스협회는 아직 징계 논의는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남자 단식에서 탈락한 권순우는 홍성찬(세종시청)과 한 조를 이뤄 남자 복식 경기 메달에 도전한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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