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불안에 ‘아파트 쏠림’ 사상 최대

국민일보

전세사기 불안에 ‘아파트 쏠림’ 사상 최대

입력 2023-11-20 16:24

주택 전세거래액에서 빌라 등 비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로 내려앉았다. 아파트 전세 비중은 처음으로 80%를 넘어섰다. 전세사기 불안 등에 따른 비아파트 기피 심리 확산이 아파트 쏠림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20일 직방 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전국 주택 전세거래총액 225조7000억원 중 단독·다가구주택, 연립·다세대주택, 오피스텔 등 비아파트는 44조2000억원으로 19.6%에 그쳤다.

이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지기는 정부가 2011년 주택 임대 실거래가를 공개하고 처음이다. 비아파트 전세거래액 비중은 2014년 23.9%에서 2015년 26.8%로 올라선 뒤 2021년까지 매년 25~26%대를 유지하다 지난해 23.9%로 꺾였다. 집값 하락과 함께 불거진 전세사기와 역전세 문제가 비아파트 선호도를 더욱 떨어뜨렸다.

비아파트에 등을 돌린 전세 수요는 큰돈 떼일 우려가 적은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파트 전세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2021년 74.8%에서 지난해 76.1%로 높아진 아파트 전세거래액 비중은 올해 80.4%(181조5000억원)까지 커지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인 2012년 76.7%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원래도 한 자릿수로 낮았던 지방의 비아파트 전세거래액 비중은 지난해 3.2%에 이어 올해 2.5%까지 줄며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이어 수도권 비아파트가 역시 사상 최저인 17.1%로 지방 아파트 전세(18.5%)보다도 낮았다. 이들 4개 유형 중 수도권 아파트 비중만 61.9%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지역별로는 빌라 등 비아파트 전세사기가 빈발했던 인천(81.1%) 경기(81.7%)의 아파트 전세거래총액이 80%를 넘어섰다. 이들 지역 비아파트 비중은 18%대로 줄었다. 서울은 아파트 전세 비중이 사상 최고인 75.4%까지 늘었다. 이 수치가 70%를 넘기기는 2017년(70.1%) 이후 처음이다.

대구(89.1) 부산(88.5%) 광주(88.4%)는 90%에 육박했고 대전(81.3%)도 80%를 넘겼다. 울산(90.7%)은 90%를 넘겼다. 특별자치시로 조성돼 아파트 비중이 높은 세종은 종전에도 96% 안팎이었던 아파트 전세거래총액 비중이 97.4%까지 상승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비아파트 전세시장이 어느 때보다 크게 위축됐다는 의미다.

최성헌 직방 매니저는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게 아니라 월세, 전세를 포함한 비아파트 임대차 거래가 위축되는 모습”이라며 “절반(2022년 조사 기준 48.7%)에 가까운 국민이 비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차시장의 신뢰 회복 노력과 함께 주택 유형에 따른 수요 순환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많이 본 기사

아직 살만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