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살인’ 최윤종母 “피해 회복? 저희도 살아야 해서”

국민일보

‘등산로 살인’ 최윤종母 “피해 회복? 저희도 살아야 해서”

최윤종씨 공판, 모친 출석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다” 유족에 사과… 다만 “돈 문제는 힘들다”

입력 2023-11-20 17:50
산속 둘레길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최윤종이 지난 8월 25일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시스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최윤종(30)씨의 모친은 법정에서 “자식을 잘못 키운 죄,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유족에게 사과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정진아)는 20일 성폭력범죄처벌법상 강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네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최씨의 모친은 이날 양형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죽을 때까지 못을 가슴에 박고 살아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양형증인은 피고인의 양형사유 심리를 위해 채택된 증인이다.

최씨 모친은 “윤종이가 고등학교 다닐 때 몸이 멍투성이인 것을 확인했다. 밥을 먹지 못하고 누워 있으려 하고 많이 바뀌었다”고 학교폭력 피해를 주장했다. 이어 “너무 외톨이로 오래 지내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정신과 치료를 잘 하고 살았어야 했는데 뒷받침을 못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이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 증상을 겪어 2~3번 정도 병원에 간 적이 있지만, 처방받은 약을 버리거나 숨겨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검찰 측은 “최씨도 학교폭력은 기억에 없다고 한다”며 “학교 폭력이랑 이 범행은 무관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건강보험 급여 자료를 보니 2015년도 우울로 돼있다”며 “3차례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이때 1회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씨 모친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할 마음은 있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런 생각까지 못했다. 저희도 살아야 한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합의금 마련이 어렵다면 유족을 위한 사과문을 낼 생각은 없냐”고 다시 묻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솔직히 돈 문제는 힘들다” 등의 답변을 내놨다.

최씨 모친의 증언이 길어지자, 방청 중이던 유가족은 “너무 고통스럽다”며 “증언 시간을 제한해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하기도 했다.

최씨는 이날 모친의 출석에 대한 심경을 묻는 재판부 질문에 “굳이 안 나와도 됐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재판부가 “어머니가 용기를 내 나왔는데 감사한 마음은 있느냐”고 묻자 “잘 모르겠다”고 했다.

최씨는 지난 8월 17일 서울시 관악구 한 둘레길에서 너클을 낀 주먹으로 30대 여성을 때리고,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다음달 11일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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