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승계를 유튜브로…이 교회의 특별한 ‘바통터치법’

목회 승계를 유튜브로…이 교회의 특별한 ‘바통터치법’

한소망교회, 유튜브로 목회 승계 공개해
총 16편 선보여…교인 반응 고무적
“리더십 승계는 원색적으로 성경적인 일”

입력 2023-11-27 15:29 수정 2023-11-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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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영모(오른쪽) 목사와 최봉규 목사가 지난 24일 '리더십승계-비전의 사다리 01'란 제목의 영상에서 인수인계를 하고있다. 유튜브 캡처

“새 가족이 교회에 등록하면 즉시 ‘777 전략’에 들어가야 해요.” “저는 하나님의 나라와 한국 교회, 좁혀서는 총회를 품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공적 복음, 공공교회라는 신학 정신이 우리 교회에 가득해졌지요. 이것은 우리 교회의 자랑입니다.”

유튜브에 올라온 ‘리더십 승계-비전의 사다리’란 제목의 영상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은퇴를 앞둔 대형교회 담임목사와 후임 목사가 교회 인수인계인 이른바 ‘리더십 승계’를 주제로 대담하고 이를 유튜브에 공개했기 때문. 이를 비유하자면 요리 명인(名人)이 자신의 조리법 공개를 넘어 세세한 조리 방법까지 설명하는 것과 같다.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류영모 목사)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류영모(69) 목사와 후임인 최봉규(52) 목사의 인수인계 과정을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생활의 비밀은 기도라는 명목으로도 절대 목장 밖으로 나오면 안 된다’ ‘다음세대 목회자들이 곧 한국교회다’ ‘목회자는 매주 설교마다 홈런을 쳐야 한다. 이는 목회자의 아름다운 부담감’ 등 류 목사가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을 역임하며 33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최 목사에게 전한다. 그렇게 최 목사가 다시 묻고 류 목사가 답하는 대담 형식으로 제작된 콘텐츠는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총 16편이나 된다.

한소망교회가 지난 24일 공개한 '리더십승계-비전의 사다리 01' 영상. 유튜브 캡처

이 같은 영상 제작은 류 목사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지난 3월 한소망교회는 최 목사를 후임으로 결정했다. 여타 교회처럼 인수인계해야 하는가 고민하던 류 목사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다. 의사 스승이 제자를 혹독하게 훈련시키는 모습에 사도 바울이 디모데에게, 엘리야 선지자가 엘리사에게 훈련시키는 모습이 겹쳐 보였기 때문.

류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들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자신의 제자를 혹독하게 가르친다. 하지만 사람의 영혼을 돌보는 교회는 어떤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리 건강하던 교회라도 리더십 교체 이후에는 혼란과 분열을 겪기 마련”이라며 “후임자를 뽑고 이취임식 예배를 한다고 저절로 리더십이 승계되지 않을 뿐더러 교회의 역사와 가치관이 결코 이어질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인수인계(리더십 승계)는 원색적으로 성경적인 일이다.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교회를 넘기며 이취임식을 하지 않고 리더십 승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영상을 통해 공개하는 리더십 승계는 우리 목회자들이 교인들과 사회에 모든 것을 내보이면서 발가벗는 심정으로 교인들과 공개적인 약속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 목사가 최 목사에게 설교에 대한 부담감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류 목사와 33여년을 함께 해온 교인들의 반응은 고무적이었다. 영상이 공개되자 ‘류 목사 없는 한소망교회는 가능할까’란 의심은 가능하다는 확신이 됐다. 최 목사는 “리더십 승계를 앞에서 공개적으로 하니까 성도들께서도 믿어주시고 응원의 메시지를 많이 주셨다”며 “류 목사님의 노하우를 잘 이어받아 성도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마음을 전하는 귀한 사역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류 목사와 최 목사에게 서로를 향한 메시지를 들어봤다.

“우리 한소망교회는 ‘주님의 심장에 있자’는 설립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원리를 우리 최 목사님이 계속해서 잘 이어가길 바랍니다. 분명 저보다 훌륭한 점이 많습니다. 지나온 그 길 위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습니다. 최 목사님의 목회를 돕기 위해 저는 항상 그의 뒤에 서 있을 것입니다.”(류영모 목사)

“저는 많이 부족하고 한없이 모자랍니다. 내세울 것 하나 없는 저를 류 목사님은 눈여겨 봐주셨습니다. 교회다운 교회를 세워주시고 그런 한소망교회에 사역할 수 있는 길을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한국교회가 성숙의 길로 걸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신 류 목사님의 의지를 잘 이어가겠습니다.”(최봉규 목사)

류영모(오른쪽) 목사와 최봉규 목사가 서로에게 미소를 보이고 있다. 한소망교회 제공

후임으로 청빙된 최 목사는 내년 12월 말까지 류 목사와 공동사역을 맡으며 이듬해 1월 한소망교회 2대 목사로 부임 될 예정이다. 최 목사는 한일장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해 토론토대 낙스칼리지와 세인트마이클스칼리지에서 기독교영성학 석사(Th. M.) 및 박사(Ph. D.) 학위를 받았다.

김동규 기자 k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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