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500만원 버는데…88만 유튜버 가족 “그만둔다” 왜

월 1500만원 버는데…88만 유튜버 가족 “그만둔다” 왜

영상 제작 번아웃 토로…아이 성장 악영향 우려도

입력 2023-12-01 05:15 수정 2023-12-01 08:39
구독자 88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진정부부'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유튜브 '진정부부' 영상 캡처

딸 ‘루다’와의 일상을 담은 영상으로 88만 구독자를 모은 부부 유튜버 ‘진정부부’가 영상 업로드 중단을 선언했다.

아빠 이경진씨와 엄마 김민정씨, 딸 이루다양이 함께한 ‘진정부부’는 지난 29일 ‘곧 100만 유튜버인데도 우리가 유튜브를 그만두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무기한 휴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19년 3월 개설된 이 채널은 부부의 일상을 담다가 2020년 2월 루다양이 태어나면서 육아 채널로 변모했다.

남편 이씨는 “원래는 약속대로 올해 말까지 하려고 했는데 도저히 힘들어서 11월까지만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내 김씨는 “많은 분들이 ‘곧 있으면 100만인데 왜 그만둘까’ 하시더라. 여러 이유가 있지만 아이랑 같이 하니까 뭔가 생각대로 되지 않기도 하고 짜여진 대로 할 수도 없어서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많은 분들이 우리가 유튜브를 그만두는 것에 대해 아쉬워하시는데 원래 시작할 때에도 루다가 유치원 갈 때쯤에는 그만둘 거라고 계속 얘기해왔다”면서 “유튜브를 하면서 루다가 점점 유명해지고 놀이터에 가더라도 모든 관심이 루다한테 쏠릴 때가 있다. 관심을 받아서 감사하지만 이게 아이 인격 형성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루다가 카메라를 점점 의식하게 되면서 그만둬야겠다 생각한 게 올해 초였다”며 “루다가 재미있는 말을 할 때 카메라로 담고 싶어서 ‘잠깐’ 하면 어렸을 때는 루다가 그걸 무시하고 자기 할 말을 했는데, 이제는 내가 카메라를 꺼낼 때까지 말을 안 하다 카메라를 켜면 그제야 말을 다시 한다”고 설명했다.

구독자 88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진정부부'가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유튜브 '진정부부' 영상 캡처

또 “예전에는 루다랑 새로운 경험을 하면 설렜는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여행 가기 싫다’ ‘촬영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전에는 같이 즐기러 갔는데 이제는 내가 일하는 거 같아서 이게 루다한테도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아이 안전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은 저희가 루다 옆에 붙어있지만 나중에 아이가 혼자 등하교하는 시간이 생길 텐데 우리의 활동 반경이 노출되면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그런 게 많이 경계하고 걱정됐다”고 우려했다.

이씨는 “딱 지금까지가 좋다”며 “서서히 잊히면서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다만 부부는 기존 영상을 비공개로 돌리지는 않고 그대로 두겠다고 했다. 향후 유튜브를 통해 이따금 근황을 전할 수도 있다고도 귀띔했다. 김씨는 “특별한 날은 가끔 근황 전하는 식으로 한번씩 올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유튜브 수익 계산기에 따르면 구독자 100만 ‘골드버튼’을 앞둔 ‘진정부부’ 채널의 월 수익은 15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네티즌들은 당장 눈앞의 수익보다 아이의 미래를 생각해 결단을 내린 부부에게 “현명한 선택”이라며 응원을 보냈다. 조회수를 위해 아동에게 자극적이고 과한 행위를 요구하는 여타 영유아 유튜브 채널과 비교하는 반응도 나왔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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