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 너무 크다” 설운도, 급발진 의심 사고 후유증 토로

“트라우마 너무 크다” 설운도, 급발진 의심 사고 후유증 토로

입력 2023-12-07 10:40 수정 2023-12-07 10:41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영상 캡처

가수 설운도가 자동차 급발진 의심 사고를 겪은 후유증을 방송에 출연해 털어놨다. 그는 “요즘엔 차를 타면 겁이 나고 아내는 세탁기 소리에도 놀랄 정도”라며 울분을 토했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는 설씨와 그의 아내 이수지씨가 얼굴을 비췄다. 두 사람은 산 지 1년이 조금 넘은 신차를 타다가 급발진 의심 사고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사고 당시 블랙박스 영상도 ‘한블리’를 통해 공개됐다.

사고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먹자골목에서 발생했다. 이씨가 운전을 하고, 조수석엔 설씨, 뒷좌석엔 아들이 타고 있었다. 행인을 장애물로 인지하면서 자동 긴급 제동장치(AEB)가 발동돼 차가 잠시 멈췄다. 그러더니 갑자기 미친 듯이 앞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약 120m를 돌진하던 차는 앞에 있던 택시를 받고 건물을 들이받은 후에야 멈췄다.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영상 캡처

이씨는 “제트기가 날아가는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설씨는 “내가 조수석에 타서 차가 ‘윙’할때 ‘브레이크!’라고 했는데 아내가 (브레이크가) 안 듣는다고 했다”며 “굉음을 내면서 날아가는 속도가 시속 200㎞ 같았다”고 전했다.

이씨는 “(길) 양쪽으로 사람이 보였다. 인터넷 보니까 급발진이 발생하면 시동을 끄거나 기어를 바꾸라던데 그런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며 “사람만 피하자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했다. 건물로 돌진한 차가 멈춘 후 두 사람은 차에 치인 행인과 택시기사를 향해 달려가 괜찮은지 확인했다.

JTBC '한문철의 블랙박스' 영상 캡처

현장에서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도 ‘한블리’에 “천천히 주행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차가 날아오는 것처럼 왔다”며 “사고가 나자마자 ‘이건 급발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과거 14년 동안 자동차 관련 일을 했는데 일반적이지 않은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그는 “쇳소리가 가미됐다고 해야 할까. 그동안 접했던 차량의 소리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씨는 평소 속도도 내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게다가 사고가 난 길은 보행자가 많은 골목길이라 속도를 낼 이유도 없었다. 운전이 서툰 것도 아니었다. 이씨는 운전 경력이 38년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날은 브레이크가 평소와 다른 느낌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보통 브레이크를 밟으면 느낌이 있는데 그날은 딱딱하고 안 듣는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주민이 제공한 CCTV 영상에도 차량에 브레이크등이 명확하게 켜진 장면이 담겼다. 브레이크등에 불이 들어온 채로 차량은 질주했다. 급발진을 의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작동하지 않은 에어백이었다. 정상 작동했더라면 건물에 부딪히면서 에어백이 터졌어야 했다. 설씨는 “우리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건데 에어백이 하나도 안 터졌다는 건 엄청난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조사 측은 “차량을 확인해야 (원인 분석을) 하는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어가서 확인이 불가능하다”며 “현재까지 해당 모델은 차량 결함으로 인해 급발진 사고가 발생한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전했다.

두 사람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고 했다. 이씨는 “차에 관한 이야기만 나와도 숨이 막히고 심장이 벌렁벌렁하다. 앞으로 내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설씨는 “(사고 후) 일본 공연을 갔는데 어떻게 공연했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자꾸 기억이 머릿 속을 맴돌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나도 차량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게 왜 운전자의 몫이 되는지 분개했다. 실제로 급발진 의심 사고가 나면 제조사의 적극적인 원인 분석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불만은 오래전부터 제기돼왔다. 운전자의 과실이 아니라 차량 결함이란 걸 운전자가 스스로 증명해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입증책임을 제조사가 지도록 하는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이 논의 중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제작진과 전화통화에서 “자동차 급발진 자체가 전자제어유닛(ECU)을 포함한 전자 제어 장치가 오동작하고 있는 상태”라며 “다른 장치는 작동 안 되면서 사고로 이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급발진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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