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닥 예약’만 받는 ‘무인 소아과’ 등장… 엄마들 분통

‘똑닥 예약’만 받는 ‘무인 소아과’ 등장… 엄마들 분통

현장직원 없이 똑닥·키오스크로만 접수

입력 2023-12-07 17:21 수정 2023-12-07 17:54
평년기온 회복하며 일교차가 커 감기에 걸리기 쉬워진 6일 오후 서울 중구 제일병원 소아과에 어린이와 보호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비대면 병원진료 예약 앱 ‘똑닥’ 가입자 수가 100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접수 직원 없이 똑닥과 키오스크로만 예약을 받는 병원이 등장했다는 경험담이 나왔다.

7일 세종시의 한 맘카페에는 ‘똑닥 잘 아시는 분 계신가요’라는 제목의 A씨 글이 게재됐다.

A씨는 “똑닥으로 소아과 진료를 예약했는데 벌써 두 번째 강제취소를 당했다”며 “접수하고 정해진 시간에 도착했는데도 취소가 됐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이곳 병원은 간호사나 접수 직원 없이 원장선생님 혼자 계신 곳이라 달리 얘기할 사람도 없다”며 “잠깐 틈을 봐서 원장에게 말해도 ‘똑닥에 문의하라’는 답만 돌아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원장 측의 말대로 똑닥에 문의를 넣으면 다시 ‘병원에 물어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A씨는 “이 병원은 직원이 없어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도 않는다”며 “아픈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서 두 시간을 씨름했다. 도대체 어떡해야 하는 것인지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했다.

똑닥은 비대면으로 병원 진료를 예약할 수 있는 앱이다. 가령 3시에 진료를 보기로 예약했으면 미리 가서 현장접수하고 대기할 필요 없이 시간에 맞춰 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특히 의원 수가 턱없이 부족한 소아과의 경우 병원 문이 열리기도 전에 찾아가 줄을 서는 ‘오픈런’이 적지 않았는데, 이런 무한 대기현상을 줄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A씨 사례처럼 환자가 울며겨자먹기로 똑닥에 종속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똑닥은 기본적으로 환자 요청에 따라 병원 예약을 대행해주지만, 병원 요청이 있으면 예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재 성격을 띠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병원들이 똑닥을 이용해 유지·관리비용을 환자에게 떠넘기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A씨가 방문한 병원처럼 똑닥과 키오스크만으로 병원을 운영할 경우 1인당 연간 수천만원에 달하는 인건비가 절감된다.

반면 소비자들은 똑닥을 구독하기 위해 일정액의 비용을 매달 지불해야 한다. 현재는 1000원 수준으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시장을 과점한 똑닥이 향후 본격적인 수익창출에 나설 경우 구독료가 오를 가능성이 작지 않다. 병원이 절감한 인건비가 환자에게 전가된 셈이다.

앞서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똑닥 없이는 병원 예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불만이 확산했다. 똑닥 이용자들이 ‘인기공연 티케팅’을 하듯이 똑닥으로 병원 예약을 하는 탓에 오전 9시에 소아과 문이 열리자마자 들어가도 대기 인원이 수십명에 달한다는 것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수십명의 똑닥 대기환자가 나열돼있는 안내 전광판 사진과 함께 “1시에 온 아이는 3시가 넘도록 기다리고, 3시 넘어서 온 ‘똑닥 환자’는 바로 진료를 봤다”는 경험담이 퍼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