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승부조작엔 영구제명…‘뒷돈’ 수사 주시하는 KBO

마약·승부조작엔 영구제명…‘뒷돈’ 수사 주시하는 KBO

입력 2024-01-30 17:24
배임수재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감독(왼쪽)과 장정석 전 단장이 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배임수재 혐의를 받는 김종국 전 KIA 타이거즈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의 수사 경과를 주시하고 있다. 구단 자체적으로 둘을 경질했지만 리그 차원의 제재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기소 및 형사처벌 여부에 따라 야구계에서 제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프로야구 단일 시즌 리그 최다승을 기록한 고(故) 장명부는 KBO가 마약류 범죄를 엄단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는 은퇴 후 지도자 생활을 하던 1991년 필로폰 투약 전력이 발각돼 삼성 라이온즈·빙그레 이글스 투수 출신 성낙수와 함께 구속됐다. 이를 계기로 KBO는 1992시즌부터 마약류 사용이 적발된 선수 및 지도자를 영구 제명에 처한다는 조항을 규약에 신설했다. 현행 규약상으로도 마약류 범죄는 무기 또는 1년 이상의 실격 처분 대상이다.

1990년대 중반엔 프로-아마추어 간 이중계약 파문으로 인한 제명 사례들이 나왔다. 1993년 강혁, 1995년 오창선이 프로 입단을 취소하고 대학 진학을 택했다가 각각 영구 실격 처분을 받았다. 이후 둘은 KBO로부터 복귀 허가를 받아내며 프로 데뷔에 성공했다.

최근 10여년 새엔 부정행위에 연루된 젊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2012년 박현준과 김성현, 2016년 이태양과 문우람이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고 법원 유죄 판결을 근거로 모두 영구 실격됐다.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는 명시된 제재 수위가 비교적 높지 않다. 1개월 이상의 참가활동정지나 30경기 이상의 출장정지 또는 300만원 이상의 제재금을 부과할 수 있다. 리그 관계자 간 부적절한 금전 거래의 경우 2017년 최규순 전 심판위원에게 개인적으로 돈을 빌려준 구단 직원 2명에게 각각 1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한 전례가 있다.

다만 최종적인 징계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수뇌부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KBO는 앞서 회삿돈을 빼돌리고 비자금 등으로 쓴 혐의로 유죄가 선고된 이장석 전 서울히어로즈 대표이사와 남궁종환 전 부사장에게 영구 실격을 내렸다. 필요 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적절한 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규약 부칙 1호 ‘총재의 권한에 관한 특례’에 근거한 결정이었다.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에 대한 리그 차원의 조치는 수사·재판 결과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KBO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섣불리 판단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구속 및 기소 등이 결정되면 먼저 참가활동정지를 내리고, 나중에 상벌위원회를 개최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후원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 심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고 입을 굳게 닫은 채 법정으로 향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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