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 물어간 ‘문앞 배송’ 한우 세트…누구 책임일까

길냥이 물어간 ‘문앞 배송’ 한우 세트…누구 책임일까

‘임의 배송’한 택배기사가 물건값 배상
고객이 배송장소 지정했다면 기사에게 책임 없어

입력 2024-02-06 08:27 수정 2024-02-06 10:28
길고양이가 뜯어 물고간 것으로 추정되는 한우 선물 세트. 연합뉴스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폭주 중인 가운데 집 앞에 배송된 한우 선물 세트를 길고양이가 뜯어 물고 간 일이 발생, 이에 대한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남 구례에 사는 60대 A씨는 지난 2일 오후 8시28분 지인으로부터 한우 선물 세트를 배송받았다. 당시 A씨가 집에 있었지만 택배 기사는 문자만 발송한 뒤 마당에 선물을 두고 갔다. A씨 집은 단독주택이었다.

문자를 확인하지 못해 선물이 배송된 사실을 몰랐던 A씨는 다음 날 아침 7시 집을 나서다가 비싼 선물 세트가 뜯어져 있고 고기도 한 덩어리가 마당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선물 세트의 겉포장지와 안쪽의 스티로폼이 날카로운 이빨에 의해 찢긴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그의 집 주변에는 길고양이가 많다고 한다.

길고양이가 뜯어 물고간 것으로 추정되는 한우 선물 세트. 연합뉴스

A씨는 택배회사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배상을 문의했다. 하지만 택배회사는 표준약관 등 법률 검토 끝에 자사는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자영업자로 등록된 택배기사가 이번 일을 배달 사고로 처리해 고객에게 배상해줬다.

택배회사 관계자는 “보통 이런 경우 최종 배송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 배송 기사들이 배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분실이나 훼손 가능성이 있는데 정해진 위치에 배송하거나 고객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는 임의 배송을 한 책임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설명했다.

이어 “고객이 만약 문 앞이나 특정한 장소를 지정해 그리로 배송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면 당연히 택배기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일반적으로 이런 시골은 항아리 속과 같이 배송 장소를 고객과 협의해 지정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선물 가격이 20만원 정도라고 들었는데, 땅에 버려져 있는 걸 보니 너무 아까웠다. 처음엔 택배회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배상을 요구했지만 비대면 배달이 원칙인 최근에 누굴 탓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면서 “결과적으로 택배기사가 사고 처리를 하고 배상해줘 좋았다”고 매체에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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