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짜리 ‘무단퇴사’ 소송… 인정액은 겨우 130만원

3500만원짜리 ‘무단퇴사’ 소송… 인정액은 겨우 130만원

2022년 무단퇴사해 손해 입힌 중국집 알바생
사장, 3500만원짜리 손해배상 청구 소송 진행
법원, 130만원 배상 명령… 이마저도 이례적

입력 2024-02-12 10:57 수정 2024-02-12 13:25
국민일보 DB

무단퇴사로 음식점에 손해를 입힌 아르바이트생들이 사장에게 13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장이 청구한 금액은 3500만원이었으나 인정된 것은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2년 5월 중국집에서 근무하다 무단으로 결근한 아르바이트생 A씨와 B씨에 대해 ‘결근으로 인한 피해액 35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각각 2500만원, 1000만원이 청구됐다.

이전에도 무단퇴사로 골머리를 앓은 사장은 채용 당시 ‘근로자는 본인의 사정으로 퇴사하는 경우 30일 이전에 사직서를 제출해야 하며, 인수인계하고 퇴사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무단결근으로 처리하며 금전적 업무 손해를 본 것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진다’는 문구를 계약서에 삽입했지만 A씨와 B씨의 무단결근을 막지는 못했다.

3500만원짜리 소송에 대해 법원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130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법원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의 퇴사로 인해 원고가 그와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음식점의 매출이 감소했더라도 그것이 온전히 피고들의 퇴사로 인해 발생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액을 증명하는 것이 사안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로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 액수로 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들이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은 사장과 피고들의 관계, 피고들이 담당하던 업무, 피고들의 퇴사 경위, 피고들의 급여 등을 고려해 피고 B는 100만원, 피고 C는 30만원으로 정한다”고 했다.

전체 청구액 가운데 4% 남짓 받아들여진 판결이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마저도 이례적인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직원이 무단퇴사하면 일손 부족으로 가게 매출이 감소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정에서 직원 무단퇴사와 매출액 감소 사이의 인과관계를 구체적으로 입증하기 쉽지 않은 탓이다. 이번 재판의 경우에도 사장 측이 ‘A씨와 B씨 무단퇴사 이후 월평균 매출액이 9559만원에서 4133만원으로 감소했다’는 증거 자료를 제출했지만 그대로 인정되지 않았다.

정상태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사장님의 완벽한 승리로 보기는 어렵지만, 청구 취지가 일부라도 받아들여진 것은 이례적”이라며 “손해배상 규정을 근로계약에 뒀는지 여부, 실제 손해배상이 입증됐는지 여부, 그리고 근로자들의 퇴사 과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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