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독일에, 한국은 일본에 밀렸다…격동의 세계 경제

일본은 독일에, 한국은 일본에 밀렸다…격동의 세계 경제

일본 GDP, 55년 만에 독일 밀려 세계 4위

입력 2024-02-15 18:31
14일 일본 도쿄 시내의 엔/달러 환율 전광판 앞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

지난해 일본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독일에 밀려 세계 4위로 내려앉았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던 일본이 중국, 독일에 밀려 GDP 4위까지 추락한 것은 55년 만이다. 엔화 가치 하락과 독일의 물가 급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일본 경제의 장기적 저성장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일본이 한국을 앞섰다.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일본의 명목 GDP가 591조4820억엔(4조2106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독일의 명목 GDP 4조4561억 달러보다 적은 것으로, 일본은 2455억 달러 차로 독일에 밀렸다. 일본은 1968년 미국에 이어 경제 규모로 세계 2위에 오른 이후 2010년 중국에 밀려 3위가 됐다. 이번 통계에서 4위까지 떨어진 일본은 2026년에는 인도에도 추월당해 5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이 지난해 GDP 순위가 밀려난 이유로는 장기간 지속된 ‘엔저’가 우선적으로 꼽힌다. 엔화를 달러로 환산한 가치가 낮아져 GDP 총액이 줄어든 데다가, 독일 물가가 상대적으로 더 오른 점이 반영됐다. 엔·달러 환율은 최근 달러당 150엔까지 올랐다.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일본 경제 상황이 수치로 드러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분기 일본 GDP 성장률은 0.4% 감소해 1.4% 성장할 것이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소비와 설비 투자 모두 감소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GDP 성장률은 3분기에도 3.3% 감소해 통상 경기 침체로 여겨지는 ‘2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했다.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도 연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3~4월에 종료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역풍이 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기가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GDP 성장률은 1.9%로, 한국의 1.4%보다 0.5% 포인트 높았다. 한국이 일본에 경제성장률에서 뒤진 것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25년 만이다. 다만 올해는 한국이 다시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발표한 세계경제전망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을 한국은 2.3%로, 일본은 0.9%로 전망했다.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 포인트 높인 반면 일본 전망치는 0.1% 포인트 낮췄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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