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하겠다”…손흥민·이강인 불화설에 입 연 이천수

“한마디하겠다”…손흥민·이강인 불화설에 입 연 이천수

“마음 아파…해외생활로 문화 바뀌어도 한국은 선후배 규율 있어”
“가장 큰 건 클린스만 감독의 잘못…분열된 선수들 잡아줬어야”

입력 2024-02-16 08:55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에 대해 언급한 전 국가대표 이천수. 유튜브 채널 ‘리춘수’ 영상 캡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천수(43)가 한국 축구 대표팀 내분 사태와 관련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리더십 부재를 비판했다.

이천수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리춘수’에 15일 올린 ‘이번 선수단 불화설에 대한 이천수의 생각’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선수들 간의 불화설이 나온 점에 대해 솔직한 얘기로 조금 마음이 아팠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손흥민과 이강인이 아시안컵 4강전 전날 저녁식사 시간에 서로 다툼이 생겨 물리적 충돌까지 빚었다는 사실이 알려진 데 대한 입장이었다.

이천수는 “나도 어릴 때부터 대표팀에 있었는데 내게 ‘되바라졌다’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에 올랐을 때(를 돌이켜보면) 선후배 간의 나이 차가 많았지만 그래도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불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된 기사들을 보면 (선수들 간) 몸싸움이 있었다는 등 추측성 말들이 많은데, 대표팀 내에서 나오지 하지 말아야 할 문제가 나왔다. 분위기도 아쉽다”며 “그게 또 성적이랑 이어져 최고의 멤버들로도 결과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어찌 됐든 동방예의지국이라 선후배 관계가 크다”면서 “(요즘은) 교육시스템이 바뀌긴 했다. 어릴 때부터 외국에 간 선수들이 많이 생겨 이들의 문화가 다른 것은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는 선후배 간의 규율이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지난 7일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손흥민과 이강인. 뉴시스

대한축구협회의 대응에도 아쉬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진 상황에 협회가 (선수들의 불화를) 즉각 인정하면서 이 이슈로 (여론을) 덮는 듯한 인상을 줬다”면서 “클린스만 경질에 대한 답은 없더니 선수들이 싸웠다는 것만 빨리 인정해 ‘덮으려 하는구나’라는 의심이 들게 한 것 자체가 협회의 잘못”이라고 질타했다.

이천수는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제일 아쉬운 것은 감독”이라며 “감독을 선임하는 건 모든 것을 책임지는 총사령관이기 때문에 그 큰돈을 주고 데리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단의 규율을 만들고 선수들을 하나로 만드는 것도 감독의 할 일인데 (클린스만)은 절대적인 리더십이 없다”면서 “선수단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르면서 왜 대표팀 감독을 하고 있는 것이냐”고 일갈했다.

지난 3일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이강인이 훈련 중 대화하고 있다. 뉴시스

2002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천수는 “당시 16강 진출에 성공하고 이탈리아전을 앞두고 선수들이 해이해진 상황에 히딩크 감독이 선수단을 불러놓고 ‘쌍욕’을 했다. ‘너희에게 실망했다’는 식으로 엄청 뭐라 했다. 그때 선수단 분위기가 확 바뀌었고 (결국) 16강전에서 이긴 것”이라고 돌이켰다.

그는 “(히딩크 감독의 경우) 잡아주는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선수들이 변화한 것”이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입만 살아서 우승한다고 말만 했지 전술도 안 보였다. (감독 부임할 때) 시스템을 바꾼다고 했는데 무슨 시스템을 바꾸나. 자신의 시스템이 없다”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천수는 “나도 외국인 감독을 많이 경험해봤지만, 선수들이 분열되고 있는데 잡아주지 않는게 감독이냐”면서 “감독으로서 클린스만은 절대 인정할 수 없다. 클린스만 감독을 인천공항에서는 다시 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아시안컵 결과 등을 논의한 끝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16일 정몽규 회장이 참석하는 긴급 임원회의를 개최해 최종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