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뒤통수 맞은 북한…러시아에 밀착하고 일본에 손 내밀지만

쿠바에 뒤통수 맞은 북한…러시아에 밀착하고 일본에 손 내밀지만

전문가 “우크라전쟁 끝나면 北가치 떨어져”

입력 2024-02-19 07:5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이 지난해 9월13일 러시아 동부 아무르 지역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형제국이라고 규정한 쿠바가 한국과 수교한 이후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한 모양새다.

북한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고, 일본에까지 손을 내밀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 같은 시도가 성공을 거두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때문에 북한에 매달리고 있으나 우크라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북한의 효용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일본과 납치자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북한은 한국과 쿠바가 수교를 맺은 14일 이후, 연일 러시아와 우호 관계를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통합러시아당이 주최하는 ‘민족들의 자유를 위하여’ 제1차 회의에 참석한 김수길 북한 평양시 당위원회 책임비서가 지난 16일 드미트리 아나톨리예비치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대표와 면담을 진행했다고 18일 보도했다.

김 책임비서는 회의 연설을 통해서는 “앞으로도 반제 자주를 제1국책으로 일관하게 틀어쥘 것”이라며 “자주성을 지향하는 모든 나라, 모든 정당과의 단결과 연대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15일에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생일(광명성절)을 맞아 주러 북한대사관이 러시아 정부·정당 인사들을 초대해 연회를 마련했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 연구위원은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은 국제적 연대를 통해 그동안 고립된 외교를 다른 방향으로 돌려 보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러시아나 북한은 이번 국제회의와 비슷한 종류의 행사를 많이 만들고 연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일본을 향해서는 한·쿠바 수교 다음날인 15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를 통해 “일본이 관계 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 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며 손을 내밀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한국과는 적대관계를 강화하면서 일본과는 협력관계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한·쿠바 수교에 북·일 협력관계로 맞불 놓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북한의 바람과 달리 북·러 협력이 장기간 이어지거나, 북·일 관계가 진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기간에 안 끝나기 때문에 북한을 잡아두려는 것”이라며 “전쟁이 끝난다면 북한의 가치는 확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김정은은 신냉전 구도 형성을 원하는데, 러시아는 그렇지 않다”며 “북·러 협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들어놓은 일시적인 상황일 뿐 계속해서 이어질 관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과의 관계는 ‘납북자 문제’를 두고 북한이 “이미 다 해결됐다”고 말한 점이 걸림돌이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인들에게 ‘북한 문제’는 곧 납북자 문제”라며 “납북자 문제를 장애물로 놓지 말라는 등 북한이 내건 조건들은 일본이 받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북·일 관계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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