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맵 운전점수의 나비효과…“너무 소중해 다른 앱 쓴다”

티맵 운전점수의 나비효과…“너무 소중해 다른 앱 쓴다”

입력 2024-02-20 06:00
티맵 앱이 구동 중인 모습. 티맵모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국민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불리는 ‘티맵’의 운전점수를 높이려면 “시내주행 땐 티맵 대신 다른 앱을 쓰라”는 꼼수가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티맵 운전점수는 정속 운행 등의 안전운전으로 올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동차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꼼수가 확산한 이유는 티맵 운전점수를 높여 이와 연동된 보험료 할인을 더 받기 위해서다. 이용자 확보를 위한 티맵 운전점수제가 되레 경쟁사 앱 이용률을 높이는 부메랑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티맵은 앱 자체적으로 이용자의 주행 속도와 패턴 등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운전점수를 매긴다. 과속, 급감속, 급가속 등을 하면 운전점수가 깎이고 안전운행을 하면 운전점수가 올라간다.

운전점수에 맞춰 보험료를 할인하는 안전운전습관(UBI) 특약이 있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보험료를 최대 16% 할인받을 수 있다. 물론 최근 6개월간 500~1000㎞ 주행, 누적 주행거리 3000㎞ 이상 등 보험사별 기준을 충족해야 할인이 가능하다.


티맵은 2016년부터 운전점수와 보험료를 연계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비게이션 앱 시장을 선점한 데다 보험 특약까지 생기면서 티맵 가입자는 급속도로 늘었다. 지난 14일 기준 티맵 누적 가입자는 2148만2913명으로 집계됐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UBI 특약은 사고 방지 효과를 볼 수 있어 티맵과의 협약 체결에 긍정적이었다.

문제는 안전운전 점수만 높이려는 속임수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서는 ‘목적지 찍고 버스 타세요’ ‘운전점수는 광역버스나 회사 셔틀버스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절대 이길 수 없다’ 등의 보험 사기형 팁이 쏟아지고 있다.

다만 티맵 운영사 티맵모빌리티 측은 보험료 할인에 필요한 최소 주행거리 등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꼼수 사용은 일부일 것으로 추정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버스를 타고 티맵을 켜면 탑승자의 버스 내 위치에 따라 GPS 기록이 비정상적으로 튈 수 있다. 이런 경우 운전점수가 깎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날로 진화하는 꼼수 안전운전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최근엔 ‘속도 좀 내야 한다면 티맵 말고 네이버 지도나 카카오내비를 이용하라’는 팁까지 퍼져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운전점수 기능이 되레 다른 앱 사용자를 늘리는 계기로 작용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맞게 된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일 “시내 도로 주행 때에는 안전운전 점수가 깎이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앱을 쓰는 이용자들이 많다. 티맵의 보험료 할인 마케팅이 결국 경쟁사 앱을 돕는 효과를 낸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티맵의 경쟁 앱인 네이버 지도·내비게이션 월간 이용자 수는 25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UBI 특약을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중교통, 주변 검색 서비스 등까지 갖춘 네이버 앱 장점에 안전점수 보험특약 서비스까지 추가될 경우 티맵 점유율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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