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첫 공탁금 수형에 日정부 “극히 유감”

강제동원 피해자 첫 공탁금 수형에 日정부 “극히 유감”

“日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엄중 항의 뜻 한국 정부에 전달할 것”
히타치조선 “언급할 것 없다”

입력 2024-02-20 18:14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가 20일 일본 기업의 공탁금을 처음 수령한 것에 대해 “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사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히타치조선의 공탁금 출급에 대해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에 명백히 반하는 판결에 기초해 일본 기업에 부당한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1965년 체결된 한일청구권협정 제2조는 양국과 국민 간 청구권이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다는 것을 확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야시 장관은 “본건은 공탁금이 법원에 맡겨진 점에서 특수하고, 같은 종류의 사안에서도 다른 예가 없다”며 “지난해 3월 6일 한국 정부가 발표한 조치를 바탕으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도록 한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제3자 변제’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3월 6일 배상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을 통해 민간에서 재원을 모아 일본 기업 대신 배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이른바 ‘제3자 변제안’을 제시했다.

하야시 장관은 이번 사안에 대해 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에 항의했는지에 대해서는 “엄중한 항의의 뜻을 한국 정부에 적당히 전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일 간에 존재하는 여러 현안과 관련해 계속해서 적절히 관리해 상대방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모색하는 것이 정부로서 당연한 책무”라며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NHK에 따르면 히타치 조선은 이날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은) 언급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히타치조선 강제동원 피해자 이모씨 측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회사 측이 강제집행 정지를 청구하면서 공탁한 6000만원을 출급했다고 밝혔다.

이씨 측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금 5000만원과 지연이자 배상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은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리며 “2018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청구권은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법적 견해를 최종적으로 명확하게 밝혔다”고 했다.

이후 이씨 측은 관련 절차를 통해 히타치조선이 국내 법원에 공탁한 돈을 확보했다. 강제동원 피해자가 일본 기업의 배상금을 받은 건 이번이 첫 사례다.

이강민 기자 riv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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