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손흥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깊이 뉘우쳤다”

이강인 “손흥민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깊이 뉘우쳤다”

대표팀 내분 사태…SNS 통해 2차 사과문
“동료들 한분 한분 연락해 사과 드렸다”
손흥민 “강인이 힘든 시간 보내…용서해주시길”

입력 2024-02-21 07:37 수정 2024-02-21 10:48
지난달 21일 아시안컵 조별예선 당시 훈련 중인 이강인. 뉴시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내분 사태의 중심에 있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이 2차 사과문을 올리며 갈등을 빚었던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을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21일 오전(한국시간) 인스타그램에 올린 장문의 글에서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고 운을 뗐다.

이강인은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드리는 게 중요하다 생각했고 (직접 만나)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영국) 런던으로 찾아간 저를 흔쾌히 반겨주시고 응해주신 흥민이 형께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만나 화해한 손흥민(왼쪽)과 이강인. 손흥민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그날 식사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며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했다. 또 “팀에 대한 존중과 헌신이 제일 중요한 것임에도 제가 부족함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대표팀의 다른 선배님들, 동료들에게도 한분 한분 연락해 사과를 드렸다”면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앞으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드렸다. 저의 사과를 받아주시고 포용해주신 선배님들과 동료들에게도 이 글을 통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지난달 21일 아시안컵 조별예선 당시 훈련 중인 이강인과 정우영,설영우. 뉴시스

함께 구설에 오른 설영우 정우영 등 ‘탁구 3인방’에 대해서는 “저의 행동 때문에 함께 비판의 대상이 된 선수들도 있다. 그들에게 향한 비판 또한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 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끝으로 “이제까지 대한민국 축구를 지키고 빛내셨던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팬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였다”면서 “여러분께서 베풀어주신 사랑만큼 실망이 크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축구 선수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는 이강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7일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맨 손흥민과 이강인. 뉴시스

이강인이 사과문을 올린 이후 손흥민도 인스타그램에 입장문을 게재했다. 대표팀 내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손흥민이 관련 입장을 밝힌 건 처음이다.

손흥민은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면서 “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주시라. 대표팀 주장으로서 꼭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어 “일각에서 나오는 이야기 중에 대표팀 내 편가르기에 대한 내용은 사실과 무관하며 우리는 늘 한 팀으로 한 곳만을 바라보려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지난 7일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당시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손흥민과 이강인 모습. 뉴시스

앞서 이강인은 지난 6일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저녁식사 시간에 설영우 정우영 등과 탁구를 치다가 이를 제지하는 주장 손흥민에게 반발해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이 과정에서 여럿이 뒤엉키며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기도 했다. 충돌 당시 이강인이 손흥민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는 내용의 보도도 나왔으나 이강인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했다.

내분 사태가 보도된 지난 14일 이강인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1차 사과문을 냈으나 24시간 이후 자동 삭제되는 ‘스토리’에 올렸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의심받기도 했다. 이번 2차 사과문은 검은색 바탕 이미지와 함께 정식 게시물 형태로 게재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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