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 ‘갭투자 무덤’ 된 빌라… 거래 1년 만에 폭삭

한순간 ‘갭투자 무덤’ 된 빌라… 거래 1년 만에 폭삭

입력 2024-02-21 17:55

2022년 최고조에 달했던 빌라 등 비아파트 거래 비중이 1년 만에 사상 최저로 주저앉았다. 지난 집값 폭등기 세입자를 끼고 이들 주택을 사들인 ‘갭투자자’들은 전세·매매 모두 거래가 끊기면서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21일 부동산정보 제공업체 경제만랩이 정리한 한국부동산원 데이터를 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 55만5054건 중 비아파트는 14만3242으로 25.8%에 그쳤다. 종전 최저인 2020년 27.0%를 밑도는 수치로 2006년 해당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비중이다. 직전 해인 2022년만 해도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사상 첫 40%대인 41.3%였다.

비아파트는 모든 유형의 거래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흔히 ‘빌라’로 통칭하는 연립·다세대주택은 전체 주택 매매에서 차지하는 거래량 비중이 2022년 25.5%에서 지난해 15.4%로 줄었다. 단독·다가구주택은 같은 기간 15.8%에서 10.4%로 내려앉았다. 둘 다 정점에서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데 1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비아파트는 거래량으로도 사상 최저다. 2020년, 2021년 2년 연속 34만5000건대를 유지한 비아파트 거래는 2022년 21만209건으로 연간 13만건 넘게 급감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31.9% 줄며 사상 처음 10만건대로 메말랐다.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30%대를 유지하던 비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27.0%로 떨어졌다가 2021년 34.1%, 2022년 41.3%로 2년 연속 급등했다. 집값이 정점으로 치닫기 시작한 2020년은 아파트를 중심로 강한 추격 매수세가 붙으면서 거래량이 폭발한 시기다. 아파트 93만4078건, 전체 주택 127만9305건으로 각각 사상 최대 규모였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아파트값이 급등한 데다 각종 부동산 규제가 선택지를 제한하면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비아파트 거래 비중이 크게 반등했다. 거래량이 특별히 늘어서가 아니라 아파트에 비해 비아파트 거래 감소세가 덜했던 결과다. 아파트 거래는 2020년 93만4078건에서 2021년 66만9182건, 2022년 29만8581건으로 2년 만에 68.0% 감소했다. 그사이 비아파트 거래량과의 격차는 사상 최대인 58만8851건에서 사상 최저인 8만8372건까지 줄었다.

매수 목적 면에서 비아파트는 임대수익과 매매차익, 재개발 이익 등을 염두에 둔 투자 수요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이다. 집값과 함께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던 시기에는 ‘갭’이라고 부르는 매매가격과 전세보증금 차이가 크지 않아 적은 돈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더욱 주목을 받았다.

비아파트가 찬밥 신세로 전락한 건 한순간이다. 지난해 아파트값이 크게 빠진 채로 약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규제까지 잇따라 풀리자 빌라 등 비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크게 식었다.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1만1812건으로 전년 대비 39.7% 늘어난 반면 비아파트는 같은 기간 31.9% 감소했다. 격차는 다시 26만8570건으로 커졌다.

경제만랩 관계자는 “비아파트의 경우 환금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세사기 문제로 전세와 매매 수요 모두 줄었다”며 “당분간 아파트와 비아파트 간 거래 양극화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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