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하면 ‘반 20~30등 의사’ 나온다?… 사실은

의대 증원하면 ‘반 20~30등 의사’ 나온다?… 사실은

입력 2024-02-22 06:45 수정 2024-02-22 10:28
연합뉴스

의대 증원과 의사 집단행동을 주제로 열린 TV 토론회에서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의료계 인사 발언이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의대 증원을 하더라도 이는 현실적이지 않은 얘기라고 입시업계는 입을 모았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MBC ‘100분토론’에서 의사 측 인사로 나온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의사제에서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 의무근무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고,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나”고 말했다.

이어 “지역의사제로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인재를 뽑을 수밖에 없다”며 “그 지역 인재를 80% 뽑아봐라. 지역에 있다고 해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데도 가고, 의무근무도 시키고 (하는 것을)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은 정부가 ‘양’(의대 증원)으로 때우려 한다”고 비판하는 취지다.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면 의대에 입학하는 학생의 질이 떨어질 것이란 전망은 의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된 지적이다.

하지만 입시업계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부 발표대로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더라도 반에서 20~30등 하는 학생은 의대에 가기 어렵다. 작년 기준 전국 고등학교의 수는 2379개인데, 전교 3등까지를 다 합해도 7000명을 넘는다.

의대 정원을 정부 발표대로 5058명까지 늘려도 전교 3등까지는 해야 의대에 갈 수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저출산으로 요즘 한 반의 학생 수가 20∼30명에 불과해 20~30등이면 최하위권에 속한다.

정부는 의대 신입생을 특정 지역 출신으로 뽑는 지역인재전형의 비중을 40% 이상에서 6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지만 이 경우에도 최상위권이 아니면 의대 진학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의 ‘반 20~30등’ 발언을 두고는 의사들이 가진 ‘엘리트 의식’이 TV 토론회라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러난 것이라는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좋은 교육, 좋은 실습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한 분명한 생각들이 정립돼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반에서 20~30등’이라는 표현은 ‘지방에 있는 학생들은 공부를 못한다’는 감성을 자극하는 것 같다”며 “지역인재전형 비중 확대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얘기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남은경 사회정책국장은 “좋은 의사를 양성하는 데에는 타고난 능력을 가진 인재 선발보다 육성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좋은 의사의 자질은 성적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