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부담 줄이려…’ 대입 서류점수 조작한 입학사정관들

‘업무 부담 줄이려…’ 대입 서류점수 조작한 입학사정관들

1심,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평가위원 추가심사 않도록 점수 조작
“일부 면접 기회 상실…죄책 무겁다”

입력 2024-02-22 17:21

대학 수시모집 평가위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목적으로 지원자들의 서류평가점수를 조작한 입학 담당자들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단독 양철순 판사는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경남지역 한 대학교 전 입학관리팀장 A씨와 전 입학사정관 B씨에게 각각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 등은 2017~2018년 소속 대학 ‘21세기형 교직적성자’와 ‘지역인재선발’ 전형 지원자 384명의 서류평가점수를 모두 1510차례 걸쳐 임의로 변경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입학전형 관리위원회 심의·의결 없이 별도 심사 기준을 마련해 점수를 바꾼 것으로 조사됐다.

이 대학은 1단계 서류 평가에서 대학교수 등으로 구성된 평가위원 3명이 자기소개서 등을 평가해 면접 대상자를 3배수 내외로 선발했다.

평가위원들 간 점수 편차가 일정 점수 이상일 경우 평가위원 2명이 추가로 재평가하는 2차 심사를 거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A씨 등은 재평가 대상 인원을 줄인다는 명목 하에 합격 가능성이 낮은 지원자들을 선별하는 기준을 마련했다. 이후 입학관리팀 직원들과 1차 서류를 평가한 뒤 이 기준에 해당하는 지원자들을 임의로 만든 평가조에 배정했다.

평가가 끝난 지원자들에 대해서는 평가시스템에 접속해 평가 점수를 임의로 변경해 처리하기도 했다.

결국 A씨 등의 범행으로 점수 편차가 일정 이상을 넘는 지원자가 없어 재평가는 이뤄지지 않았다.

두 사람의 범행은 2021년 11~12월 입시 부정 의혹과 관련해 교육부가 실시한 특정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이들은 평가 위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2019년 면직 처분을 받고 퇴직했다. B씨 역시 2022년 해임됐다.

양 판사는 “입학관리팀장과 입학사정관으로서 대학 입시 공정성을 확보해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자의적인 심사 기준을 정해 공무집행을 방해한 만큼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이번 범행으로 일부 지원자들이 서류심사 합격 여부에 영향을 받거나 면접 기회를 상실하기도 해 피고인들의 책임이 더욱 무겁다”고 밝혔다.

방유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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