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화나서’…후임 원산폭격 시키고 영상 전송한 부사관

‘여친 화나서’…후임 원산폭격 시키고 영상 전송한 부사관

1심, 징역형 선고유예 선처
“정신적으로 큰 충격… 다만 합의·탄원 등 감안”

입력 2024-02-23 09:03

여자친구가 화가 났다는 이유로 후임 부사관에게 속칭 ‘원산폭격’ 자세를 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선임 부사관이 징역형 선고유예로 선처를 받았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A씨(28)에게 징역 4개월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23일 밝혔다.

선고유예란 일정 기간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가 기간이 지나면 면소(공소권이 사라져 기소되지 않음) 된 것으로 간주하는 판결이다.

A씨는 군 중사였던 지난해 6월 강원도 인제군 한 노래방에서 B하사에게 소파에 머리를 박고 뒷짐을 진 상태로 버티는 원산폭격 자세를 약 10초간 시키고, 이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이를 자신의 여자친구에게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여자친구가 화 났다는 이유로 B하사를 때릴 듯한 자세를 취하며 “머리 박아”라고 지시했으나 B하사가 이를 따르지 않자, 대신 B하사의 선임인 C하사에게 원산폭격 자세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김 부장판사는 “설령 피고인이 단순한 장난이라고 생각했더라도 이런 행위는 통상 용인될 수 있는 장난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에게 육체적으로 상당히 고통스러운 것이었을 뿐아니라 대단히 모욕적인 것으로서 정신적으로도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행위 자체는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점과 피해자와 합의한 사정, A씨의 가족과 부대 지휘관·동료 등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했다.

성윤수 기자 tigri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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