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응원합니다”…‘주류 무한제공’ 내건 강남 식당, 왜

“의사 응원합니다”…‘주류 무한제공’ 내건 강남 식당, 왜

입력 2024-02-23 09:24 수정 2024-02-23 09:33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한 이벤트에 나선 서울의 한 식당 홍보물. SNS 캡처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내고 사실상 파업에 들어가 ‘의료대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서울의 한 고깃집에서 전공의들을 위한 이벤트를 내걸어 눈길을 끈다.

2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에서 암소 한우를 판매하는 한 프리미엄 소고기 식당은 ‘의사 선생님들을 응원합니다’라는 응원 문구를 내걸고 “전공의, 수련의, 의과대학생 한 분 이상 포함 식사할 때 주류를 무제한 무료 제공해드린다”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기간은 전공의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지난 20일부터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라고 명시돼 있다. 관련 홍보물은 복수의 의료계 관계자들에게 공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위한 이벤트에 나선 서울의 한 식당 홍보물. SNS 캡처

해당 이벤트를 두고 온라인에서는 보편적인 국민 정서와는 다소 동떨어진 기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반면 일부 의료계 종사자들은 “사장님 용기가 대단하다” “돈쭐 내드려야겠다”며 반겼다.

관련 논란에 대해 해당 식당 사장 측은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며 “어떠한 정치적 입장이나 견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한경닷컴에 밝혔다. 실제 홍보물을 보고 연락을 해온 전공의도 있었다고 한다. 사장은 “전공의 한 분이 전화로 감사하다고 왜 그렇게 해주셨냐고 묻더라. 나중에 한 번 들리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지난 20일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의사가운을 입은 전공의들이 총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정부에 따르면 전체 전공의 대부분이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지난 21일까지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체 전공의 규모가 1만3000명이므로, 10명 중 7명 이상이 사직서를 낸 셈이다. 이들 100개 병원에서 근무지를 이탈한 전공의는 8024명으로, 하루 전보다 211명 늘었다.

보건복지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에 ‘의사면허 정지’를, 법무부는 집단행동 주동자에 대한 ‘구속 수사’ 원칙을 내세우며 압박에 나섰지만,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의료 공백에 따른 피해는 환자들과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전공의 대규모 이탈에 따라 전체 수술을 최소 30%에서 50%까지 줄이고 전임의와 교수 등을 동원해 전공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다. ‘빅5’ 병원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이 고비가 될 수 있다”며 “그 이후부터는 걷잡을 수 없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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